385화. 좋은 마음이 아닌
한편, 송학원을 나온 심모는 임묵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도중에 반하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세
“마마께선 넷째 나리댁이 혼자 이사 나갈 거 같으세요, 아니면 셋째 나리댁과 함께 이사할 거 같으세요?”
심모가 눈을 들어 저 멀리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말했다.
“같이 이사할 거 같아.”
정부와 살림을 차려 왕부에서 쫓겨났다는 불명예를 노왕비와 넷째 나리댁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노왕비는 원래부터 분가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일단 이사를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러니 우선 세 달을 벌어 놓으려 할 것이다. 혹시 그 안에 이 상황을 해결할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었으므로.
임묵헌으로 돌아온 심모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라 마셨다.
막 반 잔쯤 마셨을 때 훤친왕세자가 돌아왔다. 그를 마주하자 심모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무슨 일 생겼어요?”
“동제와 서진(西秦)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한다.”
훤친왕세자가 자리에 앉으며 들려주는 말에 심모는 흠칫했다.
“동제와 서진이 어쩌다 전쟁이 난 거죠?”
동제는 영 나라와 전쟁을 하려던 거 아니었나? 이치대로라면 동제는 서진과 손을 잡아야 맞았다. 그런데 이렇게 두 나라가 전쟁을 시작했다니 심모는 동제가 대체 무엇을 할 생각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훤친왕세자가 아름다운 얼굴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초앙이 한 짓이다.”
얼마 전 경도를 떠나 있었던 초앙이 사람만 죽인 게 아니라 동제와 영 나라, 서진까지 제대로 휘저어놓은 것이었다.
만약 훤친왕이 묻지 않았다면 초앙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군왕의 영패를 훔쳐 경도를 떠났던 초앙은 곧장 동제로 향하지 않고 서진을 돌아서 가면서 그 길에 옥패도 하나 훔쳤던 것이다. 사후 흔적을 남긴 게 없냐고 추궁하는 훤친왕에게 잃어버린 게 있다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던 바로 그 옥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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