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화. 끝이 없어
방 안으로 들어오는 초앙에게 훤친왕이 물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이냐?”
초앙이 뱉어낸 대답은 사람들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었다.
“과일을 다 먹고 손을 씻으러 갔다 왔어요. 그 길에 뒷간도 들렸고요. 잠시도 지체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을 상의하시려는 건지 그냥 말씀하세요. 제 의견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테니까요.”
초앙은 본인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큰일을 상의하시다니 과분한 총애에 몸둘 바 모르겠다는 듯 겸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찌나 시치미를 잘 떼고 모른 척을 잘하는지, 심모는 초앙에게 120점이라도 줄 수 있을 거 같았다. 이 정도면 초앙이 거만을 떨어도 될 듯했다.
초앙의 말에 어이가 없어진 훤친왕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이마를 짚었다.
그때 화가 난 노왕비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교양이라는 게 조금이라도 있긴 한 게냐! 이렇게 많은 집안 어른들이 기다리고 계신데 단정치 못하게 과일이나 씹어대며 들어온 것으로도 모자라서 또 기다리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 말이다!”
노왕비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며 힐문하는 걸 본 적이 없었던 왕부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초앙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노왕비를 쳐다보며 물었다.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진 걸까요? 제가 언제 숙부님들과 숙모님들을 송학원으로 청했지요? 제가 온 것도 노왕비마마께서 계집종을 통해 절 불러오신 게 아니었던가요?”
순간 노왕비의 얼굴이 더 시퍼렇게 질려버렸다.
초앙과의 입씨름에서 노왕비는 절대 그의 적수가 못 되었다. 노왕비는 훤친왕에게 기대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찾은 지 얼마 안 된 저 아이에게 왕야가 얼마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는 나도 잘 압니다. 하지만 저 아이의 행실은 정말이지 우리 훤친왕부의 체면을 있는 대로 깎아 먹었어요. 왕야가 만약 벌하지 않는다면 왕부의 다른 아이들도 저 아이를 그대로 본받아 행동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노왕비가 말하자 셋째 나리도 맞장구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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