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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화. 담백한 음식

329화. 담백한 음식

한편, 전망대에서 내려온 훤친왕비는 곧장 바깥뜰로 향하였다.

훤친왕비가 초앙을 보았을 때, 그는 큰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어찌나 게걸스럽게 먹는지 부잣집 공자로서의 품위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앉아 있던 훤친왕세자는 못마땅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좀 우아하게 먹을 순 없나?

전생에 고기도 못 먹어본 사람처럼 굴다니, 이렇게 많이 먹다가 탈이라도 나려면 어쩌려고.

열여덟 가지 고기 요리 중 거의 절반이 초앙에 의해 사라진 상태였다.

초앙이 닭 다리를 뜯으며 말했다.

“새끼 돼지 구이는 아직 안 된 거야?”

“다 되어 갑니다. 공자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옆에 있던 사동이 재빨리 아뢰었다.

“더 먹을 수 있겠어요?”

심모가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말하자 초앙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배 하나도 안 찼는 걸요.”

심모가 말을 잊지 못하자 보다 못한 훤친왕세자가 말했다.

“소군왕의 돈과 영패를 가지고 나간 거 아니었느냐? 어쩌다 이렇게까지 못 먹은 거야?”

밖에 나간 지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으니 만 냥이 넘는 은자를 전부 탕진했을 리도 만무했다. 설령 은자를 다 썼다고 해도 영패가 있지 않았는가. 그 영패만 있다면 어느 고을에서든지 대접을 잘 받을 수 있었다.

설령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의 수완으로 밥 하나 제대로 못 얻어먹을 정도는 아니지 않던가?

초앙이 고개를 저었다.

“돈은 있었죠, 근데 쓸 기회가 없었어요……”

“쓸 기회가 없었다니?”

심모와 훤친왕세자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돈을 쓸 기회가 없었단 말인가? 설령 바쁘게 길을 달려왔다 하더라도 사람은 안 쉬어도 말은 쉬어줘야 했을 텐데 돈을 쓸 기회가 없을 수가 있는가?

초앙이 어묵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 씹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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