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화. 끊어지지 않다
훤친왕비가 깨어났을 땐 날은 이미 어두컴컴하였다.
눈을 떴을 때 훤친왕세자와 심모가 보이자 훤친왕비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물에 가장 부드러운 빛이 반짝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 궁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훤친왕비는 다시 형무원으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고 얼굴이 살짝 굳었다.
훤친왕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던 훤친왕세자가 말했다.
“입궁하고 싶으시다면 지금이라도 가능합니다. 부왕께서 호위병과 비밀 호위무사를 전부 철수시키셨고 더 이상 어마마마의 외출을 금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훤친왕이 이렇게 나올 거라곤 생각지 못했던 훤친왕비의 눈가에 놀라운 기색이 스쳤다.
비록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토혈하고 쓰러졌던 건 금방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도 동제 척왕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심모와 훤친왕세자는 훤친왕비가 제비집 죽을 먹고 탕약까지 마시는 걸 확인하고 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임묵헌으로 돌아갔고, 훤친왕도 어떻게 된 일인지 물으러 오지 않았기에 형무원은 매우 평온하였다.
* * *
행궁 안, 동제 척왕이 정자에 앉아 흡족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귀신같이 번쩍 나타났다.
“알아낸 게 있느냐?”
동제 척왕이 대수롭지 않게 묻자 남자가 아뢰었다.
“소왕부 진녕군주는 훤친왕에게 시집간 십팔 년 동안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고, 황제 때문에 훤친왕과는 사이도 별로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거 말고는 또 없느냐?”
동제 척왕이 차갑고 어두운 눈빛으로 묻자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훤친왕비는소문도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단순해서 오후 내내 조사를 했지만, 알아낸 거라곤 고작 이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소왕부와 훤친왕부에서 사람을 한 명 찾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훤친왕비가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거 같습니다.”
남자가 아뢰자 동제 척왕이 눈썹을 치켜 세우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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