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상대
심균은 웃을 수도 없었다. 조금 전 산장의 집에서 심모가 난입하여 떡을 가져가는 바람에 아비가 하 산장 앞에서 죽을 만큼 창피를 당했는데, 이 상황에도 이후에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될까 봐 그것을 걱정하다니.
그러나 나중에 하 산장의 난처해하던 표정이 생각나자 심균의 마음이 다시 편안해졌다. 비록 아들은 아직 사리를 모르나 여식이 착하고 영민한데다, 나아가 큰일을 위해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기개까지 갖추었으니 참으로 든든하였다. 심균의 기분이 무척 좋아졌지만 바로 곁에 앉은 심랑지를 보자 일순간 좋은 감정이 사라졌다.
“그나마 저런 훌륭한 여동생이 있는 게 다행인 줄 알아라. 어서 공부하러 가지 않고 여태 여기서 무얼 하는 게냐? 다음번 성적에 또 병등을 받았다가는 네 두 다리를 분질러 놓을 테니 알아서 하거라!”
심랑지는 입술을 움찔했지만, 대꾸도 하지 못하고 물러나겠다고 인사를 올렸다. 심모는 그를 불러 세우고 품에서 염낭을 꺼내어 그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보세요, 오라버니께 드리는 선물.”
심랑지는 날쌔게 받아들고는 소리 내서 웃더니 서둘러 돌아갔다. 그제야 심모는 심균과 함께 악록서원을 나서 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생각해보니, 이번은 그 전 두 번과는 달리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지만, 서원의 경치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흠이면 흠이랄까. 그러나 기분은 여전히 좋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생각은 너무 이른 것이었다. 그렇게 흔들흔들 반 시진이나 갔을까, 마차가 멈추었다. 심모는 이내 마차를 짚고 내려왔다. 저쪽에서 자소가 그녀를 보자마자 소리를 질러댔다.
“아가씨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큰일이 났습니다.”
그 표정만 보아도 자신이 집 밖을 나간 일이 드러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자신을 데리고 나간 것은 아버지이니 무슨 일이 생겨도 든든한 아버지가 앞에서 막아줄 것이 아닌가? 무섭지 않았다.
“괜찮다. 혼날 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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