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화. 습관
노부인 처소로 불려온 심모는 태연했다. 그녀가 계집종을 팔기로 결정한 이상 대부인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니 만약 둘러댈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었다면 심모도 이런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노부인이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심모가 대답했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절 오해하신 겁니다. 오히려 제가 어머니를 존중하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다른 사람들의 지탄을 받지 않길 원해 계집종들을 팔려고 한 것입니다.”
심모의 말에 대부인은 입술이 파들파들 떨릴 정도로 화가 났다. 그녀가 골라준 계집종들을 팔려고 한 주제에 존중해서 한 일이라니, 이게 존중하는 사람의 태도란 말인가?
“네가 계집종을 판 것이 어떻게 날 존중해서 한 일인지 어디 한번 들어보자꾸나.”
대부인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노기가 묻어 있었다.
그러자 심모가 대부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머니, 훤친왕부에는 정실부인이 십 년간 자식을 낳지 못할 때만 첩을 들이는 규율이 있다는 거 모르셨습니까? 출가하는 여인에게 통방 계집종을 준비해주는 게 심가의 전통이지만, 전 훤친왕부로 시집을 가는 거니 당연히 훤친왕부의 규율에 따라야 하는 겁니다.”
“첩을 들이지 않는다니?”
대부인은 순간 멍해졌다. 훤친왕부에 그런 규율이 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었던 대부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규율이 있다는 건 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때 심요가 비아냥대며 조소 띤 얼굴로 말했다.
“언니 뭔갈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정실부인이 십 년간 자식을 못 낳을 경우만 첩을 들일 수 있다니 무슨 말이야? 훤친왕께서는 첩을 들이셨잖아? 게다가 한 명도 아니고 여럿. 훤친왕부 둘째 공자도 올해 열일곱이라고. 훤친왕께서는 왕비마마와 혼인하신 지 삼 일째 되는 날 측비마마를 들이셨어. 어디서 무슨 얘길 들었길래 그런 규율이 있다고 말하는 거야? 함부로 말했다가 비웃음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러자 노부인이 심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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