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화. 처벌하다
심모가 가고 나자 심균이 대부인을 쳐다보았다. 굳은 얼굴을 한 대부인의 이마에 힘줄이 선 게 어렴풋이 보였다. 심균이 분노와 경멸 섞인 웃음을 짓자 대부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심균이 얼마나 화가 났을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심모는 심균이 제일 아끼는 딸이란 건 심가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풍가에 일이 터졌을 때 심균은 훤친왕에게만 부탁을 안 했었지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은 다 찾아가 사정을 했었다. 그런데도 대부인은 그에게 최선을 다해 돕지 않는다며 사위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원망을 했었다.
심균은 대부인의 원망을 그대로 받아주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풍가가 몰락한 것이 전부 그녀의 딸을 모해했기 때문이라니. 딸의 억울함을 밝혀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풍가를 도와주라고 요구를 받았으니, 도대체 그들은 심균을 뭘로 봤다는 것인가! 원숭이 취급하며 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부인은 잔뜩 겁을 먹었다. 그녀는 심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정말 이 일 때문에 그녀를 미워하게라도 된다면 다시는 그녀의 처소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은 대부인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저도 몰랐던 일입니다. 풍가를 탄핵한 사람이 훤친왕세자시란 건 심가에 혼사를 상의하러 오셨던 숭조후부인께서 댁으로 돌아가시기 전 저에게 알려주신 겁니다. 친정집에 가서 아버지께 자세히 여쭤보고 나서 세자야께 죄를 지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절 아끼는 마음에 언니가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참지 못하고 도와준 건데 풍가와 본인까지 휘말리게 한 것이지요. 만약 제가 알았다면 무조건 언니를 말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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