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화. 타협
심모가 대부인을 쳐다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어머니께서 궁에서 온 수낭에게 맡기시겠다고 고집하셔도 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 탓은 하지 말아주세요. 훤친왕세자의 성격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건 아시죠? 가뜩이나 세자야와 숭조후부가 사이가 안 좋은데, 넷째가 세자야가 보내신 수낭들이 만든 혼례복을 입었다가 세자야께서 이 사실을 알게 되기라도 하신다면 넷째가 그 혼례복을 계속 입을 수 있을지 보장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세자야께서 그냥 넘어가신다고 해도 이 일을 숭조후부가 알게 되면 불쾌해할 것 같고요.”
말을 마친 심모가 대부인의 안색을 살피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돌려 노부인을 보며 말했다.
“할머니, 혼례복 일 말고 다른 일이 더 있으신가요? 없으면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심모의 눈 밑이 거뭇거뭇한 게 딱 봐도 잠을 잘 못 잔 것 같았다. 넷째 부인은 심모보다 더 심한 상태였다.
이에 노부인이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더 할 얘기 없으니 돌아가서 쉬거라.”
그러자 심모가 몸을 굽혀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심모가 방을 나가고 나서야 도안을 주지 않았다는 게 생각이 난 노부인이 말했다.
“모가 아직 혼례복 도안을 고르지 않았는데 내가 그걸 잊었구나. 의취, 어서 큰아가씨께 가져다드리고 오거라.”
의취가 재빨리 도안을 받아 가져다주려고 하자 심균이 말했다.
“됐습니다. 모가 다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 같으니 수낭에게 새로 그려 오라고 하시죠.”
아버지보다 딸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심균은 심모가 혼례복 도안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한편, 진짜 함께한 시간으로만 따져보면 몇 년째 심모 곁에서 시중들고 있는 반하가 심균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반하는 제일 예쁜 혼례복을 왜 넷째 아가씨께 양보해야 하냐며 불평을 쏟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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