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화. 제현단 (5)
“누가 실패했다고 그래요?”
그 말에 사람들은 얼떨떨한 얼굴로 고약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고약운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약정이 폭발했는데, 이게 연단에 실패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백중천도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단에 실패해서 약정이 터진 것이 아니란 말이냐?”
“아, 약정이 터진 것 때문에 실패했다고 여기신 거였군요. 질이 안 좋은 약정이라서 단약이 제조될 때의 위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터진 거예요.
걱정 마세요, 스승님. 다행히도 약정이 터지기 바로 직전에 단약이 완성되었어요.”
고약운이 미소 지으며 손을 펼쳤다. 흰 손바닥 위에서 단약 세 개가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단약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한 기운에, 주변 사람들은 자신들의 몸속 영기도 조금 늘어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게 정말로 단약인가? 어찌 이럴 수가 있어! 저 어린 계집이 정말로 단약을 만들 줄 안다고?”
“풍 장로마저 실패한 걸 저 젊은 여인이 해냈다니! 게다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서 혼자 해냈구먼. 그렇담 천재가 아니라 천재 그 이상이잖은가!”
“확실해, 저건 단약이 맞네! 저 여인이 단약을 꺼내 보이는 순간, 멀리서에서도 저 단약이 풍기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지.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체내 영기가 늘어났다네! 그러니 만약 이 단약을 먹는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지를 돌파할 수 있지 않겠는가!”
광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은 고약운의 손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들은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저 침만 삼켰다.
그리고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은 운 좋게도 연단 과정과 더불어 단약도 직접 봤다. 이는 대단히 영광스럽고 자랑할 만 한 일이었다. 빈손으로 약종을 떠난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였다.
풍소소도 계속 고약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 속에서 복잡한 마음이 맴돌았다.
광장에 모인 사람 중 가장 충격을 받은 이는 바로 풍 장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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