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화. 창피하게 여기 두지 말고
“지금 복덩이가 장수궁에 갇혀 있는데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군.”
설청련이 산산조각이 난 존엄성을 다시 주운 뒤 황궁 쪽을 바라봤다.
“저기, 풍청백. 그쪽도 저기는 못 들어가오?”
풍청백 역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황궁의 한 곳을 응시하기만 했다.
어제부터 연수궁을 물론이고 내무부 주위에도 갑자기 병사들이 늘어났고, 곳곳에 암위들도 두 배는 늘었다.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은 그 즉시 내무부를 빠져나와 오늘 하루 종일 황궁 무사들과 숨바꼭질했다. 궁녀들에게서 유옥생이 무사하다는 이야기를 엿들은 게 아니었다면, 풍청백은 아마 벌써 서량 황궁을 뒤집어놨을 것이다.
“설청련, 초여드렛날 전까지는 가면을 다 만들어 놔라. 너한테는 이게 마지막 기회다.”
“제신절?”
“그때가 아니면 우리는 황궁을 못 빠져나간다.”
설청련이 뻣뻣하게 굳은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말했다.
“아직 열흘이나 남았으니 충분하오.”
“만약 상대가 생생이를 이용해 우리를 위협하면 정말 너한테 남은 시간은 나흘이 채 안 될 것이다.”
“풍청백,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오?”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앞날을 준비하고, 실패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기만하며 정신 승리를 하지.”
“……진짜 없애버리고 싶네.”
‘이러다 내가 열받아서 제 명에 못 살겠어.’
“너는 그럴 능력이 없다.”
풍청백이 코웃음을 치며 설청련을 쳐다봤다.
‘어휴! 염병, 진짜 말이 안 통해! 전만금이랑 있으면 내 존재감이 엄청나게 빛났는데!’
설청련은 처음으로 전만금이 너무 보고 싶었다.
* * *
“에취! 에취! 으에취!”
한편, 수천 리 떨어진 운하의 전만금은 연거푸 재채기하고 있었다.
그가 코를 문지르며 아버지에게 거만을 떨었다.
“아, 누가 또 저를 보고 싶어 하나 봅니다. 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과연 누구일까요?”
전만금이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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