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7화. 그녀는 남릉왕비
황제가 자신의 맞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바둑을 둘 줄 아느냐?”
유옥생이 앉자, 황제가 물었다.
“아니요.”
“하긴, 내가 멍청했다. 성무족 여인이 이런 걸 배웠을 리가 없지.”
황제가 말을 하며 바둑판을 옆으로 밀고는 천천히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깊고 깊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유옥생은 동공이 급격하게 축소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렇게 짐과 당당하게 눈을 마주친 자는 아마 네가 처음인 듯하구나.”
“감히요.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황제가 호탕하게 웃으며 성무족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다행히 유옥생은 설홍련에게 들은 천미에 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숙지한 덕분에 정말 자신이 천미 본인인 것처럼 그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별것도 아닌 걸 물어보려고 나를 여기까지 불렀을 리가 없어. 도대체 왜 나를 여기로 부른 걸까?’
유옥생의 불안함이 가시지 않던 그때, 황제가 물었다.
“짐의 침전 이름이 어떤 것 같으냐?”
유옥생은 순간 숨을 딱 멈춘 뒤 대답했다.
“소인은 배움이 짧아 감히 이에 대해 평가할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생을 의미하는 ‘영수궁’은 오직 황상께서만 쓰실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는 이곳에 온 후부터 줄곧 황제를 경계하느라 이곳이 황제의 침궁이라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실은 병풍으로 완벽하게 시야를 차단하고 있어서 자세하게 관찰하지 않는 이상 뒤쪽에 입구가 있는지도 제대로 알기 힘들었다.
“짐은 줄곧 장수를 원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짐은 신경 쓰지 않는다. 어쨌든 짐은 이 나이까지 살아남았으니까.”
황제가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짐은 앞으로도 더 오래 살 것이다.”
그의 미소를 본 순간, 유옥생은 이상하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그가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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