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화. 죄 많이 지은 놈은 절대 그렇게 빨리 안 죽습니다
“유 아가씨는 어찌 안 왔습니까?”
유회가 차디찬 목소리로 물었다. 이번에 유씨 가문의 옷감을 망가뜨린 것은 유옥생이었기 때문이다.
“복덩이요? 복덩이는 대인과 아무런 친분도 없는데 여기에 뭐 하러 옵니까? 와봤자 경성 제일 부호인 유씨 가문에 아첨한다는 소문만 돌겠지요. 제가 복덩이와 우애가 깊으니 대신 온 걸로 하시지요.”
전만금이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를 하자, 유회는 다시 피가 솟구쳐 오를 뻔했다.
유씨 가문은 곰팡이가 핀 옷감을 더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유옥생도 못 쓴다는 뜻은 아니었다. 찻잎과 옷감에 곰팡이를 피게 한 약은 분명 설청련의 작품일 테니, 그라면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전만금은 유씨 가문에 찾아와서 옷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정말 병문안을 온 것처럼 장황하게 말만 늘어놨다.
‘전씨 가문이 그동안 유씨 가문의 보살핌을 받아? 내 뺨을 때리고 싶다는 말을 반대로 하는 거겠지! 하여튼 장사꾼 중에 저렇게 남을 등쳐먹는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전 공자, 이렇게 신경 써 주어 고맙습니다.”
유회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하자, 전만금이 호탕하게 웃었다.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요. 다들 매일 얼굴을 마주치며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지요. 앞으로도 잘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제가 몸이 그리 좋지 않아 따로 할 얘기가 없으시면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오늘 일은 나중에 필시 보답하겠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시지요!”
유회는 속에 칼을 숨긴 전만금의 저 가식적인 미소가 지긋지긋했다. 평소였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겠지만, 오늘은 유씨 가문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유옥생과 한편인 전만금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유회는 전만금이 본론을 꺼내지 않자, 굳이 거기서 그의 조롱 섞인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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