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찾아와 사과하다 (2)
세 사람은 곧 이연원에 도착했고, 시종이 보고하고도 한참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증 씨는 한 씨의 눈가가 살짝 붉은 것이 보이자, 의심하여 말했다.
“큰언니, 오늘 흔이가 언니에게 사과하러 왔어요. 그날 국공부에서 이 녀석이 너무 심한 말썽을 피웠습니다.”
그녀는 한 씨의 표정을 살피고는 물었다.
“셋째 공자는 괜찮지요?”
한 씨는 애써 담담한 모습을 하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얼굴에 상처가 나 조금 보기 흉할 뿐이지, 큰일은 아닙니다.”
“그럼 다행이에요. 넷째 아가씨는요? 여자아이인데, 용흔이 놀라게 해 큰일이 나는 것 아닐까 모르겠네요.”
한 씨는 최대한 숨기려 했지만, 결국 슬프고 처량한 마음을 드러냈다.
“괜찮아요. 돌아와서 안신탕(安神湯)을 먹이니 괜찮아졌어요.”
증 씨가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역시 아가씨들이 더 용감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정미는 열 살이 되기도 전에 넷째 아가씨보다 훨씬 용감했는걸요. 저희 집 그 말썽꾸러기가 그렇게 장난이 심했는데도, 정미는 한 번도 놀란 적 없었지요. 큰언니, 저를 믿으세요. 용감한 아가씨가 복을 받기 마련이에요.”
이 말을 들은 한 씨는 마음이 아파왔다.
정미는 예전에 용흔에게 항상 놀림을 당했고, 가끔 엉망이 되어 백부로 돌아왔을 때도 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곤 했다.
하지만 정희와 정동 두 사람이 국공부에서 용흔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돌아오자, 나리는 이틀 동안 그녀를 곱게 보지 않더니, 오늘 이른 아침부터 웬일로 그녀의 방에 발을 들인 것이었다.
한 씨는 마음속에 가득 찬 기쁨을 억지로 참았으나, 나리는 예전 일을 다시 꺼내며 정희를 이름에 올리자고 말했다.
그는 국공부에서 정희가 서자 출신임을 업신여겨, 이렇게 마음대로 괴롭히도록 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씨가 이에 동의하지 않자, 그는 바로 화가 나 옷소매를 뿌리치며 떠났고, 한 씨에게 쓸쓸함과 실망만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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