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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난

신비한 부의(符醫)가 되어 인생을 뒤바꾸다! 까맣고 거친 피부에,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턱에 남은 여드름 자국까지…… 회인백부의 셋째 아가씨 정미는 여러모로 ‘부잣집 아가씨’의 틀에서 많이 벗어난 규수다. 게다가 적녀임에도 불구하고 적녀 취급은커녕, 서녀들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머니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으니! 그러나 소꿉친구이자 상냥한 친척 오라버니인 한지와 자신만을 진정한 친여동생으로 바라봐주는 둘째 오라버니 정철 덕분에 꺾이지 않고 당찬 성격의 아가씨로 자라는데……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정신을 잃은 날부터 정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한지와의 신혼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불타 죽은 어머니와 등에 화살이 잔뜩 꽂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정철, 태자를 낳지 못하고 죽어버린, 태자비이자 큰언니인 정아까지……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하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던 그때, 정미의 머릿속에 어느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봐, 만약 지금 네가 본 것들이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 일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과연, 정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원제: 娇鸾(교난)

겨울버들잎 · Fantasía
Sin suficientes valoraciones
376 Chs

193화. 사단(事端)

193화. 사단(事端)

정미는 조용히 입꼬리를 휘며 당당하게 정철의 팔짱을 꼈다.

“오라버니, 도대체 뭘 사러 온 건데?”

정철이 사방을 둘러보더니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있어.”

정미가 그곳을 쳐다보자, 베잠방이(*베로 지은 짧은 남자용 홑바지) 차림을 한 노인이 담벼락 밑에 기대어 있었고 앞에는 사냥한 짐승들이 놓여 있었다.

정미는 정철을 따라 그곳으로 향했다. 사냥한 짐승들은 종류마다 수량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종류가 아주 다양했다.

반쯤 죽은 꿩은 얇은 줄로 발이 묶인 채 아무렇게나 바닥에 흐트러져 있었고, 활기가 전혀 없는 산토끼들은 우리에 가득 차 있었다. 이 외에 비둘기, 메추라기 등도 있었다.

정미가 조용히 정철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오라버니, 홍소(紅燒) 메추라기가 아주 맛있는데.”

정철은 순간 몸이 굳어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노백, 메추라기 한 쌍 포장해주시오.”

“좋습니다. 더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정철이 손을 뻗어 노인 옆에 있는 우리를 가리켰다.

“이 기러기 한 쌍도 주시오.”

노인이 웃었다.

“그럴 줄 알았지요. 공자들께서 이런 곳에 오는 이유는 분명 이것 때문일 테니까요. 잘 보세요. 이 기러기들은 잡은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기력이 좋습니다.”

정미는 그제야 그 기러기들은 다른 짐승들과 취급이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기력이 좋은 건 물론이고, 기러기들을 가둔 우리도 다른 것들보다 정교해 보였다. 기다란 목에는 붉은 끈도 묶여있었다.

정미는 뭔가 의심스러워져 일부러 웃으며 물었다.

“오라버니, 오늘은 홍소 메추라기로도 충분한걸. 기러기는 살 필요 없지 않아?”

그러자 정철이 대답하기도 전에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께서 잘못 생각하셨습니다. 이 기러기들은 식용이 아니랍니다.”

정미의 어리둥절한 눈빛에, 노인은 기러기를 담은 우리를 정철에게 건네며 놀리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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