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소란스러운 식사
서가복은 그 여윈 소년을 흘끗 훑어보고는 꾸짖었다.
“좀도둑아, 얼른 훔친 돈을 내놓지 않고!”
정미는 그 소년의 눈에 절망이 스쳐 가더니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가복 언니, 그냥 둬. 돈을 뺏긴 사람도 떠났는데, 누구한테 내놓으라는 거야?”
서가복이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 정미의 옥 같은 이마를 살짝 눌렀다.
“바보야, 당연히 네 둘째 오라버니한테 내놓으라는 거지.”
정미는 미백부를 마신 뒤로 피부가 아주 연해졌기에, 서가복이 갑자기 이마를 누르자 곧바로 붉은 자국이 나타나며 눈에 띄었다.
붉은 자국이 미인의 이마에 나타나니 귀엽고 가련해 보이게 만들었지만, 정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철은 마음이 아파 와 말투가 더욱 차가워졌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준 돈이니 돌려받을 생각도 없고요. 서가 아가씨께서 마음을 쓰실 필요 없습니다.”
서가복은 정철의 냉담한 표정이 정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정철에게 돈을 돌려주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기에,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이 좀도둑만 좋은 일인데. 돈을 다 쓰면 다시 도둑질을 할걸요!”
“아니에요!”
계속 말이 없던 소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소년은 방금 얻어맞은 탓에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기에 더욱 거칠고 고집이 센 것처럼 느껴졌다.
정철이 소년을 힐끗 쳐다봤다.
정철의 얼굴엔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소년은 왠지 모르게 곧바로 입을 다물고 그를 경외하게 되었다.
정철이 시선을 거두고 서가복에게 말했다.
“소년의 손에는 굳은살이 있습니다. 아마도 힘든 일을 많이 해서겠지요. 이런 아이는 그리 게으르지 않습니다. 방금 그 부인은 몸집이 컸으며, 행동도 민첩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 소년을 쫓을 때 거리가 그리 많이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 소년이 돈을 훔치자마자 들켰고, 그리 익숙하지 않은 풋내기임을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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