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멀어지기 시작
머슴들은 조심스럽게 젊은 부인을 들고 의관 안으로 들어갔고, 정미는 사내를 흘끗 보고는 몸을 돌렸다.
노파가 젊은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이 멍청한 놈아, 어린 계집이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믿다니. 우릴 속이려고 한 말이 분명한데! 사람이 죽으면 증거도 뭐도 없게 되는데, 네 처를 데리고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 누가 아느냔 말이다!”
젊은 사내의 표정이 또 변했다.
그때 셋째 나리가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어머님, 여기 있는 이웃분들이 다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저희 제생당은 백 년 동안 이어진 의관입니다. 며느리분을 살릴 수 있든 없든, 어머님께 분명히 말씀드릴 겁니다.”
그러고는 둘러싼 사람들에게 읍을 하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서 증인이 되어주십시오!”
모두가 잇달아 소리쳤다.
“걱정 마세요. 우리가 증인이 되겠습니다!”
그러자 노파는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못하고 그저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았다.
젊은 사내가 의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정미가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
“그쪽은 모친을 모시고 밖에서 기다리세요. 당신의 감정이 격해져서 나를 방해할 수도 있으니.”
사내가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셋째 나리가 곧바로 말했다.
“아우님, 가족들과 함께 저희 의관의 응접실에서 기다리셔도 됩니다. 차도 마실 수 있고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젊은 사내가 거절했다.
“여기 주인이 만약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긴 의자를 몇 개 가져오시오. 여기 입구에 앉아서 기다릴 테니! 사람이 죽든 살든 오늘 안에는 결과가 날 것이니, 여기 이웃분들이 증인이 되어주시오!”
“좋아, 문제없소. 우리가 증인이 되어주겠소!”
수도의 백성들은 대부분 어려움 없이 지내는 편이었기에, 이런 일은 아주 드물었다. 모처럼 떠들썩한 일에 모두가 이 일을 끝까지 구경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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