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8화. 얘네 원래 별이었지.
크윈의 정신세계 안.
"······."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땅 한가운데, 크윈이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때
휘이이잉.
"크윈, 강한 힘을 가지고 싶지 않나?"
"우리와 하나가 되자."
"육체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누리는 거다."
주변에 바람이 일렁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크윈을 유혹했다.
그러나
"싫다."
크윈이 메마른 목소리로 거절하자
고오오오.
바람은 금세 본색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바람으로 크윈을 포위했고
"영혼을 내놓거라!"
크윈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크윽···싫···다···."
계속된 바람의 협박에 점점 지친 크윈.
"좋···다."
결국 바람에 굴복했고
"크하하하. 크윈, 너도 우리 광풍(狂風)의 일부가 되는 거다!"
크윈의 손과 발의 끝이 천천히 바람에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때
쿵.
크윈의 정신세계까지 울리는 거대한 외부 충격.
"뭐 하는 놈들이지?"
"감히 우리 광풍을 건드려!"
"이 일만 끝나면 가만두지 않겠다!"
광풍은 서둘러 크윈의 영혼을 흡수했다.
그때
쿵.쿵.
크르르릉.
거대한 늑대가 자신의 발소리를 숨기지 않은 채 크윈의 정신세계에 나타났다.
"누구냐?!"
"이 몸은 퇴마하는 고고한 늑대 위대한 까망이 님이시다! 네가 감히 우리 집사한테 죽인다고 했냐?!"
까망이가 오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 퇴마? 감히 우리 광풍을 잡귀 취급하는 것이냐!? 나는! 우리는! 곧 멸망의 사도가 될 존재! 용서하지 않겠다!"
멸망의 힘에 오염돼 멸망루트의 끝인 멸망의 사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광풍.
그러나 이미 멸망루트의 끝에 도달한 멸망의 사도들 중에서도 정점에 오른 전 멸망의 사도 1좌 까망이에게는 우스울 뿐이었다.
"흥!"
아직 멸망의 사도도 아닌 게.
까마득한 후배 광풍의 말에 까망이는 가볍게 콧방귀를 꼈고
······
광풍은 너무도 허무하게 소멸했다.
"앗! 집사한테 이름 받게 하려고 했는데!"
콧방귀로 광풍을 소멸시킨 까망이가 크게 아쉬워하며
"야! 앞으로 집사 말 잘 들어! 알았어?!"
까망이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크윈을 내려다보며 말하자
"네?! 넵! 앞으로 집사님에게 충성하겠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광풍을 너무도 쉽게 소멸시킨 걸 봤기에 크윈은 바짝 엎드리며 대답했다.
"안 돼!"
"네?!"
"집사는 나만 부를 수 있는 거야. 넌 세준 님이라고 불러!"
"아!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 세준 님에게 충성하겠습니다!"
"히힛. 그래."
쿵.쿵.
크윈의 대답을 들은 까망이가 천천히 크윈의 정신세계에서 나갔다.
그렇게 크윈의 광증은 깔끔하게 치료됐다.
***
검은 거탑 99층.
씨익.
"얘 뭐야?"
세준은 갑자기 난동을 피우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는 크윈을 보며 조용히 파 이파리 몇 장을 덮어주고
끼히힛.
"오. 우리 까망이가 퇴마한 거구나."
크윈의 옆에서 자는 까망이를 조심히 슬링백에 담았다.
그리고
"우마왕, 얘 좀 맡아줘."
음머!
[맡겨 주십시오!]
우마왕에게 크윈을 감시하게 했다.
그렇게 소동이 일단락됐을 때
"응?"
뭐지? 왜 가슴이 따뜻하지?
세준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품에 손을 넣었고
파앗.
환한 빛을 내는 스타푸릇 씨앗을 발견했다.
[찬란한 별빛을 머금은 스타푸릇 씨앗]
???
수확을 해야 옵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찬란히 빛나는 존재의 아우라에 스타푸릇이 깨어났습니다.
씨앗의 성장 의욕이 대단합니다.
의욕이 꺾이기 전에 빨리 심어주세요!
"찬란히 빛나는 존재의 아우라?"
뭘 말하는 거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세준.
철컹.
일단 스타푸릇 씨앗을 심기 위해 아공간 창고로 들어갔다.
세준은 몰랐지만, 스타푸릇 씨앗은 얼굴을 봤다.
그랬다. 에일린의 미모에서 나오는 아우라에 스타푸릇 씨앗이 깨어난 것.
세준이 알았다면 별빛의 신 밀키는 세준의 미움을 받아 신전도 없이 테오의 탄핵리스트에 추가됐을 테지만, 다행히 세준은 그 사실을 몰랐다.
푹.
[너는 밭이다 Lv. 8가 발동합니다.]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의 몸에 스타푸릇 씨앗을 심었습니다.]
···
..
.
세준이 씨앗을 심자
뿌드득.
스탓푸릇 씨앗은 빠르게 뿌리를 내리며 순식간에 30m 정도 되는 기다란 나무로 성장하며 열매 하나가 열리자
"어?!"
쿠루거의 몸이?
동시에 쿠루거의 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동안 세준이 멸망포식자와 다른 농작물들을 심으며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줄어든 적은 없었다.
나무 밑동에 10개의 열매가 열릴 때쯤 쿠루거의 몸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영혼을 잃은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5조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
..
.
경험치 획득과 레벨업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혼 없는 몸이지만, 처치한 거로 인정해 준 것.
"경험치 5조라고?!"
아. 망했다.
세준은 자신이 획득한 경험치를 보며 좌절했다.
현재 세준의 레벨은 118.
레벨업 두 번이면 120레벨이고 그러면 직업 퀘스트가 발동한다.
결국 두 번의 레벨업 경험치 말고는 전부 날아간다는 소리였다.
그때
[영혼을 잃은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를 처치하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이명 : 멸망 사냥꾼이 이명 : 숙련된 멸망 사냥꾼으로 강화됩니다.]
나타나는 업적 메시지.
[한 번에 엄청난 경험치를 획득하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남은 경험치로 직업 퀘스트를 강제로 완료하고 레벨업을 계속합니다.]
[경험치 3조 5000억으로 직업 퀘스트를 강제 완료됐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121레벨이 개방됩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모든 스탯이 200 상승합니다.]
이어서 새로운 업적 메시지가 나타나며 세준은 대량의 경험치로 직업 퀘스트를 강제로 완료했고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
..
.
127레벨을 달성했다.
"흐흐흐."
안 날라갔다.
세준은 경험치를 허공에 날리지 않은 것에 행복해하며 웃었고
"푸후훗."
박 회장이 웃으니, 나도 행복하다냥!
테오도 웃었다.
"좋아. 그럼 수확을 해볼까."
"해보자냥!"
척.
세준이 스타푸릇 나무로 다가가 밑동에 열린 지구에서 보던 스타푸릇 열매와 같은 모습의 황금색 열매를 집어 잡아당기자
[스타푸릇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9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100을 획득했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열매가 빛으로 변하며 나무로 스며들었고
"어?!"
뿌드득.
나무의 끝이 아공간 창고 밖 하늘을 조준했다.
그리고
풍!
하늘을 향해 빛 덩어리가 쏘아졌다.
긴 빛의 궤적을 그리며 하늘로 날아가는 빛 덩어리
펑!
빛 덩어리는 하늘에서 폭발하며
[검은 거탑의 밤에 처음으로 별을 밝히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이명 : 별을 밝힌 자를 획득했습니다.]
검은 거탑의 첫 번째 별이 되었다.
"이제 좀 밤하늘이 밝으려나?"
세준은 아직 낮이라 보이지 않는 별이 있는 방향을 보다 새롭게 얻은 이명들을 확인했다.
이명 : 숙련된 멸망 사냥꾼
-200m 이내에 있는 멸망의 사도 능력을 25% 약화시킵니다.
숙련된 멸망 사냥꾼은 범위와 위력이 변한 것 말고는 전과 같았다.
이명 : 별을 밝힌 자
-하늘에 별을 밝힐 때마다 신격이 1 상승합니다.
이어서 확인한 두 번째 이명.
"별을 밝힐 때마다 신격 1이 상승한다고?!"
현재 세준이 신격을 올리는 방법은
[신혈이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했습니다.]
[신격이 0.0001 상승합니다.]
30초마다 피가 육체를 한 바퀴 돌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할 때 얻는 0.0001이 전부.
신격 1이면 7일은 있어야 올릴 수 있는 스탯이었다.
솔직히 신격은 정신력처럼 올리면 어디가 좋은 건지 알 수 없지만, 올려서 나쁠 건 없으니 그냥 올리기로 했다.
[별이 머문 열매를 수확했습니다.]
···
..
.
그래서 남은 스타푸릇 열매 9개를 수확해
[이명 : 별을 밝힌 자의 효과로 신격이 1 상승합니다.]
···
..
.
하늘에 9개의 별을 추가하고 신격도 9 올렸다.
그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하늘에 별 2개를 추가해 검은 거탑의 밤하늘을 관장할 열두 개의 별 조디악을 완성해 주십시오.]
보상 : 권능 : 스타링크
퀘스트가 나타났다.
"응?"
별 2개를 더 추가하라고?
'앨리스의 몸에 나무를 옮겨 심으면?'
세준이 서둘러 스타푸릇 나무를 보자
파사삭.
아쉽게도 임무를 다한 나무는 가루가 돼서 부서지고 있었다.
모든 초월급 씨앗이 자란 나무가 이랬다. 열매를 수확하면 가루로 부서져 사라졌다.
별 2개는 다음 스타푸릇 씨앗을 기다려야 하나?
세준이 쿨하게 포기하고 도토리나무에 열린 도토리를 수확하려 할 때
-세준 님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저 아이스 큐브 누구보다 환하게 빛날 자신이 있습니다!
-세준 님, 저도요! 하늘에서 세준 님의 앞길을 빛내드리겠습니다!
세준에게 말을 거는 성석 아이스 큐브와 성석 피어싱.
성석은 별이었지만, 지상으로 떨어진 돌.
아. 얘네 원래 별이었지.
그 돌을 다시 하늘로 올린다면?
'그럴싸한데?'
"근데 너희를 어떻게 별로 만들어?"
-신격 5 정도면···
-저도···
"그래. 알았어."
오늘 번 신격은 다 날아갔네.
세준이 허락하자, 세준의 몸에서 백색의 빛이 두 성석으로 흘러들어갔고
[성석 아이스큐브가 검은 거탑 박세준의 신격 5를 흡수합니다.]
[성석 아이스큐브가 별의 기억을 되찾으며 하늘로 돌아갑니다.]
-세준 님, 감사합니다! 꼭 보답할게요!
[성석 피어싱이 검은 거탑 박세준의 신격 5를 흡수합니다.]
[성석 피어싱이 별의 기억을 되찾으며 하늘로 돌아갑니다.]
-세준 님, 감사합니다! 세준 님 만세!
두 성석은 세준에게 감사를 전하며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이명 : 별을 밝힌 자의 효과로 신격이 1 상승합니다.]
[이명 : 별을 밝힌 자의 효과로 신격이 1 상승합니다.]
이어서 둘이 별이되며 세준은 이명 효과로 인한 신격을 얻었다.
페이백이냐?
신격 5에 1을 돌려주면 20%니까 나쁘지는 않은 듯.
그렇게 세준이 페이백률을 계산할 때
[검은 거탑의 밤하늘을 관장할 열두 개의 별 조디악을 완성했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권능 : 스타링크를 부여받았습니다.]
"오!"
권능이다!
세준이 새롭게 얻은 권능을 확인했다.
권능 : 스타링크
이름을 알고 있는 별과 잠시 연결됩니다.
연결된 동안 별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은 건가? 스타링크."
아이스큐브랑 연결해 봐야지.
[권능 : 스타링크를 사용해 별 아이스큐브와 연결됩니다.]
세준은 바로 권능을 사용했다.
그리고
-어?! 세준 님의 정신력으로는 아직 무리···
"크억!"
진작 말해주지!
아이스큐브가 보고 있는 광대한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며 뇌에 과부하가 걸린 세준이 기절했다.
별과 연결되기에 세준의 정신력은 너무 약했다.
***
창조신의 사원 안.
-에밀라, 오랜만이구나.
"창조신님!"
창조신이 자신이 도망쳤다고 소문낸 범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충직한 첫 번째 사도 에밀라 이베너스를 찾아갔다.
489화. 에일린 님 발에 밟히면 진짜 아픈데.
"음."
아이스큐브와 연결됐다 기절한 세준이 눈을 떴다.
시간이 꽤 지났는지 주변은 어두웠고 하늘에는 세준이 밝힌 12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끼로롱.
엄로롱.
끼루룽.
···
..
.
까망이 패밀리들의 코 고는 소리 뭔가 덕분에 평화로운 분위기.
"좋네. 근데 이것만 없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주제를 모르고 별과 연결하려는 용맹한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용맹의 업적 1개를 획득했습니다.]
세준이 눈앞에 있는 메시지를 읽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베브 님이 나 놀리는 거 아냐?!
덕분에 베브에 대한 세준의 호감도가 더욱 내려갔다.
그런데 정신력을 쓸데가 있긴 했구나···
세준은 기절하기 전 아이스큐브와 아주 잠깐 연결됐던 기억을 떠올렸다.
감당할 수 없는 시각 정보들이 물밀듯 세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심해 한가운데 빠진 느낌. 수압이 몸을 짓누르듯 엄청난 시각 정보들이 세준의 뇌를 압박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정신력으로 뇌의 정보 처리량을 강제로 높입니다.]
세준의 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기운이 세준의 머릿속으로 유입돼 세준을 도와 정보들을 처리했다.
물론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리고 기절했지."
아이스큐브가 강제로 연결을 끊지 않았으면 죽을 뻔했다.
당분간 스타 링크는 쓰지 말아야지.
세준은 깔끔하게 스타링크를 봉인했다.
근데 아이스큐브를 못 쓰는 건 좀 아쉽네. 얼음 얼릴 때 진짜 편했는데···
'그래도 이번에 얻은 게 많으니까.'
위대한 업적 3개를 달성하며 이명 하나를 강화하고, 새로운 이명과 권능을 얻었고, 체류 비용이 2% 추가 감소해 총 지구 체류 비용이 23.5% 감소했다.
흐흐흐. 나중에 에일린이랑 지구에서 데이트할 수 있겠지?
세준이 나중에 체류 비용을 100% 감소시켜 부담 없이 에일린과 지구에서 머무는 상상을 할 때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 베레타가 대량의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허락 없이 심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
[탑의 율법에 따라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앞으로 100년간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 베레타를 거느립니다.]
[탑의 율법을 알렸는데도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 베레타가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대량으로 심고 있습니다.]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 베레타에게 가중 처벌을 내립니다.]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살아있는 동안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 베레타를 거느립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은색탑 탑농부 크윈 베레타의 스탯 0.5%를 빌려옵니다.]
[힘 37, 체력 30, 민첩 30, 마력 26가 증가합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뭐지?"
크윈은 우마왕이 감시하고 있지 않았나?
세준이 의아해할 때
"푸후훗. 이 녀석을 박 회장의 정직원으로 만드는 거다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큰형아 알겠다요!]
테오의 주도로 꾸엥이가 염력으로 기절한 크윈을 움직여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을 한 움큼씩 뿌리고 있었다.
원래 세준의 보상을 꿀꺽한 죄는 10년짜리 비정규직이었지만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을 공격했다냥! 박 회장의 목숨값은 아주 비싸다냥!
세준을 공격했기 때문에 테오는 크윈을 정규직 직원으로 만들었다.
이제 붉은탑 탑농부인 우돈몬만 모으면 다 모으는 건가?
주머니몬 도감을 다 채우듯 탑농부를 다 모을 생각을 하는 세준.
나중에 탑농부를 다 소환하면 내가···
흐흐흐. 좋군.
탑농부가 다 모인 장면을 상상하며 즐거운 상상을 했고
부르르르.
"뭐지?"
추울 리가 없는데?
붉은탑의 더운 환경에서 열심히 화염콩을 심던 탑농부 우돈은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꼈다.
꼬르르륵.
배고프네.
배에서 나는 소리에 세준이 저녁을 만들기 위해 취사장으로 향하는 길
"박 회장, 일어났냥?!"
꾸엥?!
[아빠 일어났다요?!]
반대편에서 정직원 고용을 마치고 돌아오던 테오와 꾸엥이가 세준을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응. 근데 너희들 어디 갔다 왔어?"
"푸후훗. 우리가 박 회장의 정직원을 만들었다냥!"
꾸엥!꾸엥!
[그렇다요! 꾸엥이가 이렇게 이렇게 했다요!]
세준의 물음에 테오는 우쭐한 표정을 지었고, 꾸엥이는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앞발을 움직이며 열심히 표현했다.
너희들이었냐?
"흐흐흐. 잘했어. 배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세준이 둘을 무릎과 허리에 매달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취사장으로 들어가자
꾸엥!꾸엥!
[오늘은 꾸엥이가 짜장라면 요리사다요! 아빠는 가만히 있는다요!]
꾸엥이가 앞발을 내밀며 세준을 요리하지 못하게 막았다.
"냥?! 안된다냥! 박 회장이 요리를 안 하면 그럼 내 생선구이는 어떻게 하냥?!"
꾸엥!
[큰형아는 오늘 츄르를 먹으면 된다요!]
"냥! 알겠다냥! 박 회장, 오늘은 츄르를 먹겠다냥!"
"그래."
촵촵촵.
세준이 테오에게 츄르를 먹이는 동안
꾸헤헤헤.
꾸엥이는 세준 1호를 비키게 하고 신이 난 표정으로 앞발로 박스를 찢은 후
팍.
짜장라면 수십 봉지를 염력으로 단숨에 뜯었다.
그리고
둥둥.
염력으로 면을 띄워 냄비에 넣고 건더기 수프를 담은 봉지도 찢어 안의 내용물을 깔끔하게 냄비로 털어 넣었다.
염력 완전 사기잖아!
세준이 염력을 사용해 요리하는 꾸엥이를 부며 부러워할 때
꾸헤헤헤.
탁.탁.
꾸엥이는 면이 삶아지길 기다리며 에그푸릇을 깨 계란후라이를 만들었다.
잠시 후.
꾸엥!
[아빠 다 만들었다요!]
꾸엥이가 짜장라면 30개를 담은 그릇에 계란후라이 10개를 올려 세준의 앞에 가져왔다.
많은 양이지만, 검은 거탑 99층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련된 세준에게 라면 30개는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의 양일뿐이었다.
"잘 먹을게."
후루룩.
세준이 맛을 보기 위해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빨아들였다.
오! 맛있다.
나무랄 데가 없는 맛. 짜장라면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듯 세준과 300일을 지낸 꾸엥이는 짜장라면을 완벽하게 끓일 수 있었다.
솔직히 에일린보다 꾸엥이의 요리 실력이 훨씬 좋았다.
척.
세준이 엄지를 올리자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가 맛있다고 했다요!]
후루룩.
세준의 인정을 받은 꾸엥이도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이 만든 짜장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그때
낑?!낑?!
[야! 너 혼자 뭐 먹어?! 그거 맛있는 거지?!]
맛있는 냄새에 잠에서 깬 까망이가 짜장라면을 달라고 짖기 시작했다.
"자."
세준은 까망이 전용 밥그릇에 짜장라면을 담아주고 까망이 부하들의 앞에도 작은 소스 그릇에 짜장라면을 몇 가닥씩 덜어줬다.
짭.짭.짭.
히힛. 맛있다.
저 녀석을 내 부집사로 만들고 싶은데···
까망이가 짜장라면을 맛있게 끓인 꾸엥이를 보며 눈을 빛냈지만
아냐. 그때 놈의 눈빛이···
차마 종말의 마수에게 그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까망이가 꾸엥이를 부집사로 만드는 걸 포기할 때
"후훗. 우리 꾸엥이가 짜장라면을 끓어줬으니 아빠도 가만 있을 수 없지."
짜장라면을 다 먹은 세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짜장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강불로 빠르게.
화르르륵.
불의 화력을 키우고 먼저 양파와 슬라임 고기를 잘 볶은 후 물을 붓고 물이 끓기 시작하자
라면과 수프를 넣어 빠르게 짜장라면을 완성했다.
그리고
서걱.서걱.
뜨거운 짜장라면 위에 화이트 트러플을 단검으로 얇게 썰어 올렸다.
그러자
화악.
짜장라면의 냄새와 진하게 풍겨지는 화이트 트러플향이 섞이며 취사장 전체에 맛있는 향이 퍼졌다.
"자. 아빠가 한 것도 먹어 봐."
후훗. 아빠 실력이 이 정도야.
세준이 우쭐한 표정으로 꾸엥이 앞에 화이트 트러플 돼지고기 짜장라면을 놨다.
꾸엥!꾸엥!
[역시 아빠는 요리 천재다요! 너무 맛있다요!]
후루룩.
정신없이 세준의 요리를 먹는 꾸엥이.
낑!낑!
[역시 내 집사는 너뿐이야! 빨리 나도 그거 줘!]
까망이도 흥분하며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렇게 세준의 요리로 두 번째 저녁 식사까지 한 세준과 일행들.
끼로롱.
엄로롱.
···
..
.
배부르게 먹은 까망이 패밀리는 금세 잠들었고
"아. 별 보니까 좋네. 에일린도 보여?"
세준이 에일린과 얘기를 나누는 사이
"푸후훗."
꾸헤헤헤.
테오와 꾸엥이는 세준의 곁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했다.
잠시 후.
쿠어어엉!
분홍털이 꾸엥이를 부르자
꾸엥!
[아빠, 안녕히 주무신다요!]
꾸엥이가 분홍털과 자러 갔고
"테 부회장, 우리도 자자."
"좋다냥!"
세준은 테오와 집으로 가서
커어어.
고로롱.
눕자마자 잠들었다.
***
검은 거탑의 밤하늘.
열두 개의 별들이 반짝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리 우리를 빛나게 해줬다고 해도 한낱 인간인 박세준을 따르는 건 반대다. 난 별빛의 신 밀키 님을 따르겠다!
-맞아. 아이스큐브랑 연결하려다 죽을 뻔한 박세준을 어떻게 믿고 따르지? 나도 밀키 님을 따르겠다.
-우리는 별이니 당연히 별빛의 신 밀키 님을 따라야지!
-이 은혜도 모른 것들! 당연히 우리의 주인은 세준 님이다! 난 세준 님을 따르겠다!
-맞아! 우리를 하늘로 올려주신 세준 님의 은혜를 잊을 셈이냐?!
-그리고 세준 님도 신격을 가지신 분이야! 무시하지 마라!
대화의 주제는 앞으로 조디악이 누구를 모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너희 죽었다. 에일린 님 발에 밟히면 진짜 아픈데.
-그러게. 그러니까 왜 배신을 해서.
그들의 말을 들으며 조용히 웃는 아이스큐브와 피어싱.
-감히 세준 님을 배신하려는 별들은 블라인드, 파워업, 아이언스킨, 스피드, 블링크까지 다섯인가?
-금방 0으로 변할 거야. 에일린 님한테 좀 밟히다 오면 생각이 크게 바뀔 테니까.
에일린에게 보고할 반 세준파 별의 명단을 만들고 있었다.
-블라인드가 세준 님을 한낱 인간이라고 불렀음
-파워업이 세준 님을 믿을 수 없다고 했음
물론 대화 내용도 함께 기록해 보고했다. 배은망덕한 별들이 더 심하게 밟히도록.
-배신은 죽음이지!
-맞아! 감히 세준 님을 배신해?!
자신들의 예전 생각은 못 하는 아이스큐브와 피어싱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난 세준.
"냥···."
낑···
아직 자는 테오와 까망이를 챙겨 밖으로 나와 농장을 거닐었다.
30분 정도 걷자
[힘의 고구마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농작물의 대보은(Master)이 발동하며 체력 스탯 잠재력이 6197에서 6207로 상승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흐흐흐. 많이도 늘어나네.
훌륭한 농사꾼의 황금 장화 덕분에 잠재력이 10씩 늘어나는 걸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세준.
그때
음머.
우마왕이 어깨에 크윈을 메고 세준을 찾아왔다.
"우마왕, 무슨 일이야?"
음머.
[세준 님, 이놈이 깨어났습니다.]
우마왕이 크윈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세준 님을 뵙습니다!"
크윈은 세준을 보자마자 서둘러 엎드려 절을 했다.
크윈은 세준을 본 적이 없지만, 세준이 멘 슬링백 안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졸지 않기 위해서) 까망이를 발견했기 때문.
크기는 작아도 자신의 정신세계에서 본 존재와 눈빛이 똑같았다.
그리고
그럼 이분이 위대한 까망이 님의 집사 세준 님?
세준은 누가 봐도 집사 같았다.
***
검은 거탑 1층.
"오늘도 열심히 사냥을 해볼까?"
지구에서 충분히 쉬고 온 경철이 세준이 준 무한 화살의 장궁을 등에 메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웨이포인트로 향했다.
그때
"네가 오경철이냐?"
꾸엥이파 흑곰들이 경철을 둘러쌌다.
"네?! 맞는데···왜 그러세요?"
"이걸 먹어라!"
흑곰 하나가 경철에게 초심자를 위한 씨 없는 포도 100개를 내밀며 말했다.
"네?!"
"세준 님의 지시다! 먹어라! 반드시 먹어야 한다!"
분명 세준은 전달하라고 했지만
"세준 님이 이걸 오경철에게 먹이라고 한 거지?"
"응."
중간에 흑곰들이 헷갈리며 지시가 변했다.
그리고
"세준이가요?"
냠.
세준의 지시라는 말에 의심 없이 포도를 먹은 경철.
"윽!"
세준아, 내가 너한테 뭘 잘못한 거니?
지독히도 떫은 포도를 먹으며 경철은 자신이 세준에게 잘못한 게 있는지 생각했다.
490화. 후훗. 노 프라블럼.
검은 거탑 관리자 구역.
"감히 우리 세준이를 배신해?!"
아이스큐브와 피어싱이 보낸 보고서를 읽은 에일린이 분노하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들!!! 손녀야, 이런 놈들은 가만두면 안 된다! 이 할애비가 가서 본때를···
그 옆에서 에일린의 화를 풀 기회를 엿보고 있던 카이저도 같이 분노했다.
"아니. 할아버지는 가만있어. 내가 해결할 거야."
-그럴래?
에일린이 대답해 줬어! 세준아, 고맙다.
에일린과 드디어 얘기를 한 카이저가 조용히 미소 지으며 에일린이 별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봤다.
잠시 후.
별들이 사라져도 티가 안 나는 아침이 되자, 에일린은 열두 개의 별 조디악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렇게 관리자 구역으로 소환된 별 모양의 돌 12개.
"난 검은 거탑의 관리자이자 위대한 검은용 에일린 프리타니야. 너희들 중에 우리 세준이의 은혜를 배신하고 별빛의 신인 밀키인지 밀크인지를 따르는 별이 있다던데 사실이야?"
에일린이 자신의 앞에 있는 별들을 나름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묻자
-그렇습니다. 에일린 님이 어떻게 아신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위대한 검은용이라고 해도 우리의 결정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별빛의 신 밀키 님을 따를 겁니다.
다섯 별들이 앞으로 나서며 자신들의 뜻을 주장했다. 말할 때마다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그래? 폴리모프 해제."
다섯 별들의 대답에 에일린은 차가운 표정으로 본체로 돌아갔다.
그리고
쿵!
"우리 세준이를 배신한 주제에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면 내가 화가 나?! 안 나?!"
발로 다섯 별들을 지그시 밟으며 응징에 들어갔다.
-으갸각!
-으윽!
-왜 이러십니까?!
에일린의 발에 깔린 별들은 신음을 흘리며 버텨냈지만
꾸욱.
-별 살려!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점점 강해지는 압력에 겁을 먹고 잘못을 빌기 시작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세준을 따르겠다는 말은 안 했다.
-더 강해지셨군.
-그러게. 그래도 우리가 성석일 때가 더 힘들었지.
-그건 인정. 나 그때 진짜 부서지는 줄···
에일린에게 사정없이 밟히는 다섯 별들을 보며 라떼를 회상하는 아이스큐브와 피어싱.
그때
-너희들 에일린 님이 왜 저러는지 알아?
-말해줘. 에일린 님이 왜 화가 나신 거야?
-쌤통이긴 한데 이유가 궁금해.
처음부터 세준을 따르기로 한 다섯 별이 둘에게 물었다.
에일린이 나서서 세준을 배신한 별들을 혼내주는 건 통쾌했지만, 탑농부 좀 배신했다고 위대한 검은용이 나서는 건 이해가 안 됐기 때문.
-좋아. 특별히 너희한테만 말해줄게. 사실 세준님과 에일린 님은 연인 사이야.
-내가 보기엔 에일린 님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둘은 으스대며 배신한 다섯 별들이 에일린에게 밟히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줬다.
-너희 운 좋은 줄 알아. 원래 일단 밟히고 시작하거든.
-맞아. 아이스큐브는 두 번 밟혔잖아.
-한 번은 피어싱 네가 꼰지른 거잖아!
-그러니깐 누가 세준 님 배신하래?!
-그건···반성한다.
그렇게 세준파 별들이 아이스큐브와 피어싱의 애기를 듣는 사이
"블라인드 네가 우리 세준이한테 '한낱 인간'이라고 했냐?! 어?! 한낱 별 주제에! 이게 어디서?!"
에일린은 별 넷은 왼발로 밟은 채 오른발로 세준에게 막말을 한 블라인드를 강하게 누르며 죄를 물었다.
그리고
-으갸갹!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으면 우리 세준이한테 복종한다고 맹세해!"
-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세준 님같이 약한 존재를···
"그럼 죽어!"
꾸욱!
블라인드의 대답을 들은 에일린이 오른발에 체중을 실으며 힘을 주자
쩌저적.
-으악! 저 몸에 금 갔어요! 별 죽는다!
빽빽 비명을 지르는 블라인드.
-에일린, 저 세준 님에게 복종하겠습니다!
"그럼 제대로 맹세해!"
-저 별 블라인드는 앞으로 평생 세준 님에게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결국 세준에게 복종하겠다는 맹세를 했고
"자. 다음은 파워업. 너 우리 세준이를 믿을 수 없다고 했더라?"
-그건 맞는 말···
"뭐?!"
꾸욱.
-흑흑. 제가 건방졌습니다! 저 별 파워업은 앞으로 평생···."
다른 별들도 에일린에게 밟히며 결국 항복했다.
역시 우리 손녀야.
카이저가 별들에게 맹세를 받아낸 자신의 손녀 에일린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
검은 거탑 99층.
"아. 배부르다."
꾸엥!
[아빠, 여기 커피다요!]
"응. 고마워."
후루룩.
세준이 꾸엥이가 준 커피를 마셨다.
"크으. 맛있다."
역시 커피는 모닝커피지.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잠깐 여유를 부린 세준.
"그럼 은색탑으로 출발하자."
"출발이다냥!"
꾸엥!
[출발한다요!]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 출동!]
세준이 일어서자, 일행들도 일어나며 아공간 창고로 들어갔다.
"뭐하냥?! 크윈 정직원도 빨리 들어오라냥!"
가장 먼저 나가기 위해 아공간 창고 입구에 식빵 자세로 자리를 잡은 테오가 엉거주춤 서 있는 크윈을 불렀다.
"네."
크윈이 대답하며 아공간 창고로 들어갔다.
분명 집사라고 했는데···
크윈은 닫히는 문틈으로 보이는 세준을 바라봤다.
분명 일행 중 가장 약해 남의 시중이나 드는 게 어울리는데 이상하게도 이 그룹의 리더는 세준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던 광풍을 콧바람으로 소멸시킨 위대한 까망이 님은···
끼히힛.
꾸엥!
[까망이, 군고구마 말랭이 몰래 먹으면 안 된다요!]
낑···
이 그룹의 최약체 취급을 받고 있었다.
뭐지?
크윈은 너무 혼란스러웠다.
철컹.
아공간 문이 닫히자
"좋아. 가볼까?"
촤르르륵.
세준이 은색탑 82층 땅문서를 펼쳤고
[은색탑 82층 땅문서의 최초 소유자 각인을 위해 소환 기능이 발동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세준이 사라졌다.
***
[은색탑 82층에 도착했습니다.]
"카모플라쥬."
은색탑에 도착한 세준은 서둘러 스킬을 사용해 몸을 숨겼다.
그리고
'흐흐흐. 진짜 엄청 많네.'
바닥에 누워서 쉬고 있는 은색탑의 주민들을 구경하며 웃었다.
세준은 이번에 은색탑에 오며 1석4조를 노리고 있었다.
퀘스트 완료, 이명 : 배불리 먹이는 성자로 스탯 올리기, 찬사 듣고 정신력 올리기, 직원 추가.
그때
철컹.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찰싹.
세준이 위장을 하던 말던 상관없이 찾을 수 있는 테오가 세준의 얼굴에 매달렸고
꾸엥!
낑!
꾸엥이와 까망이도 세준에게 달려갔다.
"크흠."
크윈도 멋적은 표정으로 아공간 창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크윈 님이다!"
"크윈 님이 돌아오셨다!"
"크윈 님, 괜찮으십니까?!"
크윈을 발견한 은색탑 주민들이 크윈을 향해 몰려들었다.
그들은 갑자기 용에게 잡혀간 크윈을 걱정하며 기다리는 중이었다.
"난 괜찮다."
"크윈 님 눈빛이?"
"그래. 광증이 치료됐다."
"오! 축하드립니다!"
"밀지 말아요."
크윈이 주민들의 축하를 받는 동안 세준은 반대로 밀려드는 주민들을 피하다 어느새 인파의 외곽으로 밀려났다.
그사이
스르륵.
열어둔 아공간 창고에서 나온 푸른 안개가 나오며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은색탑에 창조의 기운을 퍼트리는 위대한 창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은색탑의 균형이 일부 돌아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후 검은 거탑 0층 체류 비용이 1% 감소합니다.]
"아. 이것도 있었지."
세준이 은색탑에 온 이유를 1석5조로 만들어줬다.
"여기다 심으면 되겠다."
세준은 평평한 땅을 찾아
푹.
세계수를 품은 포도 씨앗를 심었다.
하지만
[마력 씨뿌리기로 세계수를 품은 포도 씨앗을 심었습니다.]
[땅이 너무 척박합니다.]
[땅의 지력이 풍부한 곳에 심어주십시오.]
땅의 지력 때문에 심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후훗. 노 프라블럼.
"풍성해져라!"
예전의 내가 아니란 말씀.
메시지를 확인한 세준이 거만한 표정으로 땅에 오른손을 올리고 권능을 사용했다. 왼손으로는 생명의 쑥즙 포션을 마시며.
"풍성해져라!"
[농장에 권능 : 풍성해져라!가 작용합니다.]
[농장의 땅이 2배 비옥해집니다.]
그렇게 권능으로 땅의 지력을 계속 올리자, 세준의 생명력 소모량이 늘어나며 땅의 상태도 점점 좋아졌다.
푸석푸석했던 땅에 조금씩 찰기가 생기고 윤기도 흐르기 시작했다.
"풍성해져라!"
땅에 권능을 10번 사용하자
[권능에 사용할 생명력이 모자랍니다.]
[생명의 구슬 1개를 소모했습니다.]
일시에 빠져나가는 생명력의 양이 크게 늘어나며 생명의 구슬까지 사용했다.
다음이 마지막이네.
그 이상은 생명의 구슬로도 커버할 수 없다.
세준이 쑥즙을 마시며 생명의 구슬을 다시 3개로 가득 채울 때
뿌드득.
드디어 세계수를 품은 포도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했다.
뽁.
···i···
빼꼼.
뿌리를 내리며 지상으로 머리를 힘차게 내미는 새싹.
뿅!
···Y···
곧 힘차게 만세를 하듯 싹을 좌우로 펼쳤다.
"오!"
나왔다.
기쁜 표정으로 새싹을 바라보는 세준.
그러나
"응?"
세계수는 몇 분이 지나도 새싹 상태 그대로였다.
"뭐지?"
지력이 부족한가?
"풍성해져라!"
세준이 다시 권능을 사용했다.
[농장에 권능 : 풍성해져라!가 작용합니다.]
[농장의 땅이 2배 비옥해집니다.]
세계수가 지력을 흡수하며 지력이 부족해진 게 맞았는지 전보다 생명력이 훨씬 적게 사용됐다.
"좋아. 풍성해져라!"
그렇게 세준이 권능을 사용해 지력을 계속 올려주고 있을 때
휘잉.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크윈이 포도주 마시기 대회 보상인 폭발하는 마력의 황금 포도주를 마시며 강한 힘으로 잠재웠던 바람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
거기다 억눌린 반동으로 인해 바람은 더욱 매서워졌다.
쿠구궁.
멀리서 수십 개의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세준과 은색탑의 주민들을 포위하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너희들은 어서 주민들을 대피시켜라!"
"네!"
크윈의 지시를 받은 풍술사들이 주민들을 땅굴로 대피시키자
뚜벅.뚜벅.
크윈은 세준에게 다가갔다.
세준이 이곳에 온 이유가 바람을 막을 세계수를 키우기 위해서라는 걸 들었기에 크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준을 도울 생각이었다.
내 목숨을 다해서라도···
목숨을 걸 생각을 하며 세준의 옆에 선 크윈.
"하···."
기합을 지르며 다가오는 회오리바람의 속도를 늦추려 할 때
"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을 방해하는 녀석들은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이 혼내준다냥!"
테오가 회오리바람을 향해 달려갔다.
"어?! 그러다 죽···?"
크윈은 테오를 말리려던 말을 서둘러 주워 담았다.
회오리바람으로 다가간 테오가
"냥!냥!냐냐냥! 냥냥폭풍보다냥!"
냥보를 이용해 회오리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 회오리바람의 위력을 죽이며 하나씩 와해시키고 있었다.
저게 가능해?
테오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보며 경악하는 크윈.
잠시 후.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바람을 제압하는 자'라는 이명을 얻었다냥! 이 이명이 있으면 바람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냥! 박 회장도 하나 얻으라냥!"
"응. 난 못해."
"아니다냥! 이거 받기 쉽다냥! 내가 도와주겠다냥!"
"아냐. 난 못해."
"포기하지 말라냥!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이···."
"못한다고!"
회오리바람을 와해시킨 테오가 세준도 자신과 같은 이명을 얻자고 설득할 때
휘잉.
다시 바람이 불었다. 회오리바람이 통하지 않자, 바람이 이번에는 직선으로 강하게 불어왔다.
바람을 따라 모래들이 총알처럼 쏘아지기 시작할 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이번에는 꾸엥이가 할 거다요!]
바람이 부는 곳을 향해 달려간 꾸엥이.
꾸에에에에엥!
[오면 안된다요!]
바람을 향해 꾸엥후를 사용했고
······
꾸엥후를 맞은 바람이 멈췄다.
아니.
후웅.
오히려 반대로 불며 멀리 있는 바람까지 지워버렸다.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아빠 꾸엥이 '역풍(逆風)'이라는 권능 얻었다요! 역풍이라는 권능이 있으면···]
꾸엥이가 세준에게 자신이 얻은 권능을 자랑하는 사이
[도킹!]
세준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지하 가장 깊은 곳에 대기하고 있던 불꽃이의 뿌리와 세계수의 뿌리가 만났다.
세계수는 불꽃이와 만나기 위해 뿌리만 키우고 있었던 것.
그리고
[어서 이거 먹어!]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요!]
같은 포도나무인 포도리와 다르게 불꽃이가 주는 영양제를 와구와구 맛있게 먹는 세계수.
[이제 힘이 나요! 이욥!]
뿌드득.
불꽃이가 준 영양제를 먹은 세계수가 빠르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491화. 크크큭. 드디어 여기 앉아보는군.
미국의 한 광고 촬영지.
"자. 미엘 님, 힘 빼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주시면 됩니다."
"네."
촬영 감독의 말에 미엘이 자신 있게 대답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 나쁜 몬스터! 내 파인애플 폭탄을 받아라! 맛있음에 폭발할걸?!"
준비된 대사를 하며 거대한 거머리 인형탈을 향해 파인애플을 던지는 미엘.
퍽.
데구르르.
파인애플은 거머리 인형탈의 몸에 맞고 초라하게 바닥을 굴렀고
"딜···리셔스···."
쿵.
거머리 몬스터는 힘겹게 한 마디를 뱉어내며 쓰러졌다.
······
너무나 작위적인 상황에 몰입이 깨질뻔한 미엘.
폭발이랑 거머리 몬스터의 미소는 CG로 처리해준다고 했지?
폭발과 거머리의 미소가 있다고 상상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하하하. 어떠냐?! 폭탄 마법사 미엘 님의 파인애플 폭탄 맛이?!"
미엘이 거머리 몬스터의 멱살을 잡으며 다음 대사를 하자
"원···모어···."
거머리 몬스터가 마지막 대사를 뱉으며 광고 촬영이 끝났다.
"컷! 미엘 님, 수고하셨습니다. 연기가 아주 좋아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촬영을 끝낸 미엘이 촬영 감독과 얘기를 나눌 때
"미엘, 하와이 파인애플 축제에 도착하려면 지금 출발해야 해."
미엘의 매니저가 다가와 다음 일정을 재촉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가봐야겠군요."
"네. 요즘 바쁘시니까요. 어서 가세요."
감독과 인사한 미엘이 다음 스케쥴을 위해 매니저와 서둘러 촬영장을 빠져나갔다.
지구 최초로 파인애플 폭탄을 사용하며 폭탄 마법사로 전직하는 방법을 알아내 유명해진 미엘.
최근 파인애플 관련 종사자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
은색탑 82층.
꾸엥!꾸엥!
[역풍은 적의 공격을 더 강한 공격으로 반격하면 적의 공격과 꾸엥이 공격이 합쳐져서 더 강한 힘으로 적을 공격하는 권능이다요! 아빠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요!]
그래. 있으면 좋지. 하지만 아들아 가정이 잘못됐구나. 아빠가 과연 적의 공격보다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을까?
세준은 권능을 얻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응. 나중에 연습해 보자."
자신을 생각하는 꾸엥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대답하며 꾸엥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슥.슥.
꾸헤헤헤.
세준의 쓰다듬에 기분이 좋아진 꾸엥이가 웃자
"냥!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도 쓰다듬어달라냥!"
잽싸게 세준의 다른 손을 자신의 머리에 올리는 테오.
슥.슥.
세준이 양손으로 테오와 꾸엥이를 쓰다듬자
낑?!
[야! 나는?!]
까망이도 쓰다듬어 달라고 짖기 시작했다.
"자. 까망이는 이거 먹으면서 기다려."
손을 쓸 수 없는 세준이 까망이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주자
낑!
[이거 말고 손 달라고!]
재차 세준의 손을 요구했다. 물론 세준이 준 군고구마 말랭이는 돌려주지 않고 잽싸게 슬링백 안에 넣었다.
"알았어."
그럼 이 방법을 써야겠군.
"꾸엥아, 까망이 좀 띄워줘."
꾸엥!
[알겠다요!]
꾸엥이가 세준의 쓰다듬을 받으며 염력으로 까망이를 세준 앞에 띄워주자
"부부부붑."
세준은 까망이의 배에 입을 대고 바람을 불며 배방구를 했다.
끼히힛.낑!
[히힛. 간지러워!]
그렇게 세준이 셋과 놀며 잠시 쉬고 있을 때
쿠구궁.
"응?"
거대한 진동과 함께
뿌드득.
세계수가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빠르게 성장하더니 순식간에 지상 30m 높이까지 자랐다.
세준과 일행들을 태우고.
뿌드득.뿌드득.
거대하게 성장한 포도나무는 본격적으로 넝쿨을 움직이며 두꺼운 넝쿨로 그물을 짜기 시작했다.
수십 겹의 넝쿨 그물망.
"오."
이렇게 바람을 약화하는 거구나.
세준은 세계수의 정상에서 그물망이 만들어지는 장면을 지켜보며 세계수의 의도를 깨달았다.
그물망은 촘촘하지 않아 주민들이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는 크기였지만, 바람은 그물과 부딪히며 점점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그때
[은색탑에 심어진 세계수를 품은 포도 씨앗이 자라 은색탑의 바람을 약화시켰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00억 탑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모든 스탯이 100 상승합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성장의 비약 30방울과 대성장의 비약 1방울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직업 재능 : 성장하는 씨앗]이 개화합니다.]
퀘스트가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성장하는 씨앗?"
세준은 일단 재능부터 확인했다.
[직업 재능 : 성장하는 씨앗]
탑농부가 정성껏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키우고, 수확할 때마다 탑농부의 정성을 흡수해 씨앗이 성장합니다.
씨앗의 성장 단계에 따라 추가 효과가 생깁니다.
성장 단계 : 발아하지 못 한 씨앗
"음."
좋은 건가?
"열심히 키웠는데, 막 하찮은 효과 생기는 건 아니겠지?"
뭐 상관없나? 어차피 하는 일은 똑같은데 보상은 더 많아진 거니···
세준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 이걸 확인해야지."
세준은 이어서 작은 유리병에 든 매혹적인 붉은빛을 내는 대성장의 비약을 확인했다.
[대성장의 비약]
지고한 창조신의 기운이 조금 담긴 비약입니다.
섭취 시 경험치 1000만을 획득합니다.
섭취 시 힘, 체력, 민첩, 마력 중 가장 낮은 스탯 100을, 보유 스킬 중 하나의 숙련도를 대폭 상승시킵니다.
대성장의 비약을 10방울 섭취할 때마다 모든 스탯이 300 상승합니다.
남은 양 : 1방울
사용 제한 : 없음
제작자 : ???
등급 : ★★
꿀꺽.
옵션을 확인한 세준은 바로 대성장의 비약을 마셨다.
그리고
[대성장의 비약을 섭취했습니다.]
[경험치 1000만을 획득했습니다.]
[가장 낮은 스탯인 민첩이 100 상승합니다.]
[잡초 뽑기 Lv. 1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잡초 뽑기 Lv. 1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잡초 뽑기 Lv. 2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
..
.
나타나는 메시지. 경험치와 민첩 스탯, 잡초 뽑기 스킬 숙련도가 상승했다.
"아니. 왜 잡초 뽑기냐고."
7레벨이 된 잡초 뽑기 스킬을 보며 세준이 아쉬워할 때
[세준 님, 안녕하세요!]
그물망을 다 만든 세계수가 말을 걸어왔다.
"응. 안녕."
세준이 자신이 밟고 있는 나무에 손을 올리며 대답하자
[세준 님, 저 이름이 없어요! 제 이름을 지어주세요!]
이름을 지어달라고 당차게 부탁하는 세계수.
"그럴까?"
세준이 세계수의 이름을 짓기로 하자
두근!두근!
히힛. 어떤 이름이 나올지 기대된다!
기대 가득한 눈빛을 한 까망이와 부하들이 귀를 쫑긋 세운 채 세준의 입에서 어떤 처참한 이름이 나올지 집중했다.
포도나무 세계수니까. 포세.
"포세 어때?"
[포세···너무 좋아요!]
세준에게 이름을 받은 포세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이 이름을 같은 포도나무인 포도리가 들었다면 상당히 억울했을 거다.
처음부터 포도리가 세계수였다면 포세라는 이름은 포도리가 받게 됐겠지만, 세준과 처음 만났을 때 포도리는 세계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포도리가 모르는 게 하나 더 있는데 만약 포도리의 성향이 여성이었다면 포순이라는 이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낑···
[집사 실망이다···]
"세준 님, 작명 실력도 예전 같지 않네요."
끼룩···
샤랴랑···
"그러게요. 세준 님 감도 많이 죽었네요."
깍···
포세라는 훌륭한(?) 이름을 듣고 실망하는 까망이와 부하들. 특히 까르르의 실망은 더욱 컸다.
그때
[세준 님, 포세가 포도를 만들 테니 어서 드셔보세요! 이욥!]
포세의 귀여운 기합과 함께 넝쿨에 보라색이 아닌 녹색 포도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청포도네? 잘 먹을게."
톡.
세준이 포도송이를 따자
[씨 없는 포동포동 청포도 한 송이(20알)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9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2000을 획득했습니다.]
수확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 씨가 없다고?"
설마 이것도 떫은맛?
세준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청포도의 옵션을 확인했다.
[씨 없는 포동포동 청포도]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을 위해 세계수 포세가 씨를 제거한 포도입니다.
한 알만 먹어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1 상승하고 6시간 동안 포만감이 유지됩니다.(총 스탯이 1만을 넘을 경우 모든 스탯이 0.01 상승합니다.]
재배자 :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50일
등급 : S
"오."
날 위해 씨를 제거했다니. 기특하네.
설명을 읽은 세준의 기분이 좋아졌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0.01 상승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거 먹고 올리면 되니까.
맛은 어떠려나?!
냠.
자신을 생각해 준 포세를 믿고 과감하게 포도를 입에 넣은 세준.
떫은 맛은 없었고 포도 특유의 향에 신맛과 단맛 모두 강해 맛있었다.
"맛있네."
[정말요?!]
"응."
[이히히히. 많이 있으니까 더 드세요!]
세준의 칭찬에 희한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 포세.
[먹지 말아요!]
갑자기 사납게 외쳤다.
"어?!"
방금은 먹으라며? 포세, 너 설마 이중인격이니?
세준이 입에 넣으려는 포도를 슬며시 내려놓자
[아···아니. 세준 님 말고요. 저 녀석들이요.]
포세가 가지로 포도를 노리는 은색탑 주민들을 가리키며 서둘러 해명했다.
그리고
[세준 님의 직원이 되신 분만 제 포도를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포도를 먹고 싶은 분들은 빨리 테오 님에게 와서 도장을 받으세요!]
어디서 조기 교육이라도 받고 온 건지 알아서 직원 유치를 했다.
꾸욱.
[아홉 용의 직원 계약 인장을 찍었습니다.]
[상대방과 1년짜리 직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푸후훗. 세준 컴퍼니에 입사한 걸 환영한다냥!"
덕분에 테오는 은색탑 주민들에게 신나게 도장을 찍었고
꾸헤헤헤.
끼히힛.
세준은 포세 위에서 꾸엥이, 까망이랑 놀면서 편하게 직원을 늘릴 수 있었다.
잠시 후.
"푸후훗. 포세, 아주 훌륭하다냥! 특별히 나 하이브리드 대상인 테오 박이 포세를 대상인으로 만들어주겠다냥! 헤르 님, 포세도 대상인으로 만들어 달라냥!"
포세에게서 대상인의 가능성을 본 테오가 포세를 대상인으로 추천했다.
"거절하면 탄핵이다냥!"
연쇄탄핵협박마답게 당연히 협박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수는 대상인이 될 수 없습니다.]
거부하는 시스템.
"휴우. 살았다."
시스템이 막아준 덕분에 탄핵당할 위기에서 벗어난 상인의 신 헤르였다.
"냥! 시스템 마음에 안 든다냥!"
내 말도 안 들어주고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도 맨날 괴롭힌다냥! 언젠가 꼭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어서 혼내주겠다냥!
테오는 언젠가 시스템을 혼내주겠다고 결심하며
꼭.
힘을 더 키우려면 박 회장의 무릎이 필요하다냥!
세준의 무릎을 안고 기운 충전에 들어갔다.
***
멸망의 외곽.
"크크큭. 드디어 여기 앉아보는군."
펜릴과 할파스에 이어, 용들에게 당해 부활 중인 요르문간드까지 자리를 비우며 다음 서열인 멸망의 사도 4좌 파멸의 악마 멜피스가 멸망의 지휘를 시작했다.
내가 이걸 얼마나 해보고 싶었는데.
재앙을 조종해 세상을 멸망시키는 멜픽스.
하지만
"어?! 뭐야?"
재앙이 왜 이렇게 금방 죽어?
멜픽스가 재앙을 열심히 지휘하면 지휘할수록 재앙은 빠르게 전멸했고 세상을 멸망시키던 멸망의 힘은 약해졌다.
"뭐지? 야! 잘 좀 싸우라고!"
자신이 재앙적인 발컨인지 모르는 멜픽스.
덕분에 멸망의 전력은 절반 이상 갈려나갔고 세상의 멸망은 많이 늦춰졌다.
492화. 박 회장, 우냥?
씨앗 상점 본부.
"여긴가?"
어둠의 신 다크가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씨앗 상점 본부에 대한 첫인상은···
'형편없군.'
완전 별로였다.
흙벽에, 풀로 얹은 지붕까지.
나름 실력 있는 장인이 지은 건물 같았지만, 재료 자체가 나쁘다 보니 허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다크가 씨앗 상점 본부를 살펴보며 인상을 찌푸릴 때
"믿투박~믿투박~어?! 넌 다크?!"
자기 식대로 리듬을 넣어 믿투박을 흥얼거리며 지나가던 진주의 신 펄이 다크를 발견하고는 당황했다.
"어. 반갑다. 난 어디서 지내면 되지?"
그런 펄을 향해 쿨하게 인사하며 당당히 자신이 지낼 곳을 물어보는 다크.
"어··· 여기서 지내게?"
펄이 그런 다크를 보며 물었다. 다크는 전투신이었기 때문.
"당연하지."
"알았어. 따라와."
펄이 안내하자, 조용히 그 뒤를 따르는 다크.
그때
"···기적! 만든! 전사는! 전사 박세준! 싸울 때는 목숨 걸어!"
벽 너머로 전투신들의 전사가가 들려왔다.
그러자
"믿투박···."
"믿투박···."
세준을 뺏길 수 없다는 듯 나름의 저항을 하는 비전투신들.
얘네들이랑 있는 게 맞나?
다크는 씨앗 상점 본부를 선택한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
은색탑 82층.
[노예 100명을 거느렸습니다.]
[이명 : 노예왕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
테오의 도장을 받고 직원이 늘어나자, 세준의 스탯도 늘어났다.
[세준 컴퍼니 직원들은 마음껏 드세요!]
이어서 직원이 된 은색탑 주민들에게 포세의 허락이 떨어지자
[1000명을 배불리 먹였습니다.]
[이명 : 배불리 먹이는 성자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00 상승합니다.]
다시 한번 스탯이 상승했다.
"흐흐흐. 완전 꿀이네."
꾸헤헤헤.
끼히힛.
꾸엥이랑 까망이를 품에 안은 세준이 메시지들을 확인하며 웃었다.
냠.
포세가 만든 씨 없는 포동포동 청포도를 먹으면서.
"근데 좀 부족하네."
아쉬운 표정을 짓는 세준. 스탯은 많이 올라갔지만, 자신의 목표 중 하나인 정신력을 올릴 찬사가 없었기 때문.
철컹.
"세준 1호 출격."
세준은 아공간 창고를 열어 세준 1호에게 요리를 만들게 하고
"합!"
세준 1호의 요리가 완성되자, 재료에 마력을 불어 넣어 세준 1호가 만든 요리들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준 2호에서 5호에게 음식들을 나르게 하자
[쏟아지는 찬사에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쏟아지는 찬사에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5 상승합니다.]
···
..
.
곧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좋아. 이거지."
흐흐흐. 이 기세로 정신력 스탯도 쭉쭉 올려보자!
빠르게 상승하는 세준의 스탯들.
잠시 후.
스탯 : 힘(5723/5723) 체력(6197/6197) 민첩(5522/5522) 마력(7107/7107) 정신력(1501/3000) 신격(12.3054/100)
4대 스탯의 성장이 멈췄다. 스탯들이 잠재력까지 채워졌기 때문.
이제 직원 수가 10만을 넘었을 뿐인데···
"테 부회장,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이제부터 얻는 스탯은 전부 버려지기에 세준은 아쉬워하며 직원 채용을 중단했다.
"푸후훗. 알겠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약간 기운 빠진 목소리로 대답하며 세준의 무릎에 매달렸다.
테오는 이명 : 노예 사냥꾼의 효과로 직원 하나당 모든 스탯 1이 상승한다.
즉, 테오의 총 스탯이 짧은 시간 동안 40만 이상 치솟았다는 의미.
테오는 원래 가지고 있던 스탯의 50% 정도가 한 번에 오르자, 모든 정신을 힘을 컨트롤하는 데 쓰고 있었다.
박 회장을 다치게 할 수 없다냥!
세준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래서 지친 것.
보통 그러면 세준의 곁을 벗어나야 편해지지만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무릎 충전을 받으면 괜찮아질 거다냥!
세준의 무릎 광신도인 테오는 세준의 무릎과 함께할 때 무적이었다.
그리고
"푸후훗. 충전됐다냥!"
테오는 곧 기운을 차렸다. 다른 존재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테오의 회복 메커니즘.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매달리며 직원 채용이 끝나자
"세준 님, 저희도 세준 컴퍼니 직원이 되고 싶습니다!"
"직원으로 받아주십시오!"
직원이 되지 못한 은색탑 주민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세준이 떠나면 자신들은 다시 굶어야 한다.
바람이 약해졌으니 뭔가 키워볼 만했지만, 심을 씨앗이 없었고, 만약 씨앗이 있어도 씨앗이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버틸 식량이 필요했다.
"흠. 포세, 직원이 아닌 주민들은 청포도 1000송이 따면 청포도 3알씩 줘."
[네! 알겠어요!]
그래서 직원이 되지 못한 나머지 은색탑 주민들에게는 간단한 일을 시키고 식사를 해결하게 했다.
포세의 청포도는 맛도 좋고 효과도 나쁘지 않으니 다른 탑에 팔아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크윈, 일단 직원들이랑 이거 심어서 땅의 지력부터 회복해. 땅이 너무 척박하더라."
"네. 감사합니다!"
크윈과 직원들에게는 지력의 강낭콩을 주어 심게 했다.
그렇게 은색탑에서의 일이 얼추 마무리되자
저벅.저벅.
세준은 은색탑의 주민들을 수확제에 참가할 수 있게 해준 앙상한 포도나무로 다가갔다.
아직 땅문서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라비틀어진 포도나무.
괜찮아. 내가 곧 치료해 줄게.
슥.
세준이 스킬을 사용하며 포도나무를 쓰다듬었다.
이 포도나무를 치료하면 땅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겠지?
그동안 수십 번의 땅문서 퀘스트를 완료한 세준의 경험으로 볼 때 확실했다.
그러나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8이 발동합니다.]
[생기가 남아있지 않은 포도나무라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세준의 스킬로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포도나무는 이미 죽음과 가까워져 있었다.
그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수백 년간 혼자 포도농장을 지킨 포도나무는 죽기 전 마지막 소원으로 이름을 갖고 싶어 합니다. 포도나무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보상 : 은색탑 82층 포도농장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퀘스트가 나타났다.
"이름이라니···."
수백 년간 혼자 외롭게 이곳을 지킨 포도나무의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세준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
그래서 다음에는 혼자가 아니면 좋겠다는 뜻을 담아 '우리'라는 이름을 지었다.
"네 이름은 우리야. 우리, 그동안 농장을 지키느라 수고했어."
그렇게 세준이 이름을 불러주자
(고마워요.)
포도나무는 바스스 부서지며 우리라는 이름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
.
"······."
퀘스트를 완료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휴우."
울적해진 세준은 괜히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을 바라봤다.
똑.
"박 회장, 우냥?"
"안 울어."
"아니냥? 그럼 비오는 거냥?"
테오가 자신의 머리에 떨어진 물방울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
[은색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은색탑 99층 웨이포인트를 등록하기 위해 용각의 귀환 팔찌를 상대 좌표로 설정해 99층에 도착한 세준.
"어서 오십시오! 세준 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은색탑 99층 보스 자이언트 실버 몽키 데리우스]
그런 세준을 99층 보스가 깍듯이 맞이했다.
'카이저 님이 이미 크리셀라 님이랑 얘기가 됐다고 하더니···.'
나중에 삼양주 좀 드려야지.
세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데리우스를 보며 카이저에게 고마워했지만, 세준의 오해였다.
앞으로 스텔라의 소식을 불꽃이가 크리셀라에게 전달해 주는 조건으로 크리셀라는 세준을 돕기로 한 상황.
카이저가 크윈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도 세준을 도우려는 은색탑 관리자 크리셀라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응. 반가워. 데리우스."
척.
세준이 데리우스에게 인사를 한 후 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올리자
[축하합니다!]
[검은 거탑, 하얀탑, 녹색탑, 황금탑에 이어 은색탑을 클리어하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보상으로 이명 : 다섯 탑의 정상에 오른 자를 획득했습니다.]
[이명 : 다섯 탑의 정상에 오른 자의 효과로 다섯 탑의 99층 웨이포인트가 연결됩니다.]
[이명 : 다섯 탑의 정상에 오른 자의 효과로 이명 : 역행자의 효과가 정복한 탑에서 5배 증가합니다.]
[이명 : 다섯 탑의 정상에 오른 자의 효과로 탑을 내려간 후 1초간 무적 상태가 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역행자 효과 5배에, 층을 내려간 후 1초간 무적이라니.
"흐흐흐."
세준이 이명 : 다섯 탑의 정상에 오른 자의 효과를 보며 웃었다.
딱 여기까지면 좋았는데···
[검은 거탑 박세준의 이름값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아홉 탑에 검은 거탑 박세준에 대한 이름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달성하는 업적의 보상이 감소합니다.]
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탑에서 기대하는 세준의 기대치가 높아지며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였지만
나쁜 시스템 놈! 또 억까냐?!
당연히 세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냥!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을 또 괴롭혔다냥! 시스템 혼내줄 거다냥!"
탄핵 파워를 올려야겠다냥!
테오도 세준을 따라 시스템에게 분노하며 시스템을 혼내줄 방법을 생각했다.
그렇게 테오가 시스템을 혼내줄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그럼 갈게."
"안녕히 가십시오!"
데리우스의 인사를 받으며 세준이 검은 거탑 99층으로 돌아갔다.
***
10번째 탑 관리자 구역.
"패트릭 님!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 조각 2개 다 찾았습니다!"
쿵.
하메르가 들고 있던 거대한 영압석을 내려놓으며 외쳤다.
"누가 내려놓으래?"
"네?"
"다시 들어."
"네···끙!차!"
차가운 패트릭의 표정에 서둘러 영압석을 다시 든 하메르.
"빨리 문 조각 2개 위치 박세준에게 알려줘."
"네! 박세준이여···."
패트릭의 지시를 받은 하메르가 서둘러 세준에게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 조각 2개의 위치를 알려주며 퀘스트를 내렸다.
그리고
"저···패트릭 님, 이제 내려도 되죠?"
패트릭의 눈치를 보며 다시 영압석을 내려놓으려는 하메르.
그러나
"아니. 박세준이 문 조각 2개를 다 구할 때까지 들고 있어."
패트릭은 허락해 주지 않았다.
"네?!"
박세준이여! 서두르거라! 빨리! 빨리!
빨리 영압석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하메르는 세준을 재촉했지만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3일 동안 대화를 차단했습니다.]
세준의 반감을 사며 역효과만 났다.
***
검은 거탑 99층.
"도착!"
기분 좋게 집에 도착한 세준.
"다행히 블루문 시작하기 전이네. 꾸엥아, 커피 좀 내려줘."
꾸엥!
[알겠다요!]
후루룩.
"푸후훗."
꾸헤헤헤.
끼히힛.
세준이 일행들과 별빛이 내리는 밤하늘 아래에서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며 블루문이 뜨길 기다릴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농사의 신 하메르가 아직 찾지 못한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 조각 2개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남은 2개의 문 조각을 찾아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완성하세요.]
검은 거탑 59층 0/1
검은 거탑 94층 0/1
보상 : 없음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퀘스트.
"뭐야?"
퀘스트 보상이 없어?!
에일린 이후 이런 퀘스트는 처음이었다.
"에이. 나중에 생각나면 해야지."
후루룩.
실망한 세준이 퀘스트 창을 닫고 다시 커피를 마셨다.
그때
[농사의 신 하메르가 퀘스트를 빨리해달라고 재촉합니다.]
[농사의 신 하메르가 퀘스트를 빨리! 빨리! 해달라고 재촉합니다.]
하메르가 세준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보상도 없는데 재촉까지 하시네요?
저번에도 느낌이 조금 이상했는데···.
"하메르 님, 차단."
세준이 하메르를 차단할 때
"아···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신이 된 외로움의 신 우리라고 합니다."
씨앗 상점 본부가 탄생한 이래 처음으 로 새로 태어난 신이 나타났다.
493화. 바···박세준이 내 신전에 신도를 배치해 줬다!
"맞다. 이것도 깔아놔야지."
블루문을 기다리던 세준이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어 마력의 블루베리들을 꺼내 파 이파리를 깔고 그 위에 올렸다.
같은 블루베리지만, 블루베리들은 서로 색과 이름이 달랐다.
[마력의 블루베리]
[블루문의 기운을 한 번 흡수한 마력의 블루베리]
[블루문의 기운을 두 번 흡수한 마력의 블루베리]
블루문의 기운을 몇 번 흡수했느냐에 따라 좀 더 푸른빛을 띠고 이름도 변하기 때문.
그리고 블루베리가 최대 흡수할 수 있는 블루문의 기운은 세 번.
"흐흐흐. 오늘은 완전체를 볼 수 있겠네."
세준이 블루문이 뜨길 기다린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떴다."
기다리던 블루문이 나타났다.
그러자
[달빛의 신 루나가 블루문의 달빛으로 당신에게 블루문의 가호를 내립니다.]
잽싸게 세준에게 가호를 걸어주는 루나.
"루나 님, 땡큐요."
보답으로 뭘 해드리지?
세준이 고민에 빠질 때
께엑!
세준의 앞으로 지나가는 버섯개미 하나.
"아. 버섯개미 하나를 뽑아서 루나 님 업적비를 관리하게 해야지. 버섯개미 이리 와봐"
께엑?
세준은 버섯개미를 불러 루나의 업적비를 관리하게 하고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때
(뱃뱃! 모두들 좋은 밤이요!)
파닥.파닥.
잠에서 깬 뱃뱃이가 세준과 일행들의 주변을 날아다니며 인사했다.
"응. 뱃뱃이도 잘 잤어?"
(네!)
"뱃뱃아, 이거 먹어봐. 맛있어."
세준이 은색탑에서 챙겨온 청포도를 꺼내자
(뱃뱃! 감사합니다!)
쭙.쭙.
뱃뱃이가 세준의 손바닥 위에 올라와 청포도의 즙을 빨아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뱃뱃. 너무 맛있어요! 배불러요!)
청포도를 무려 10알이나 먹고 배가 빵빵해진 채 세준의 손바닥 위에 드러누웠다.
날개 달린 복어 느낌인데?
세준은 조용히 속으로 웃으며 그런 뱃뱃이의 배를 쓰다듬어 줬다.
(배헤헤헤.)
그렇게 뱃뱃이가 세준의 손바닥에 안겨 쓰다듬을 받으며 행복에 겨워할 때
스르륵.
푸른빛들이 농작물들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제 수확하러 가자."
세준이 일어나자
"푸후훗. 누가 더 많이 수확하는지 시합이다냥!"
꾸엥!
[꾸엥이가 냄새로 다 찾아낸다요!]
(뱃뱃! 저도 많이 외웠어요!)
테오, 꾸엥이, 뱃뱃이가 서둘러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움직였고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일어나셨다!]
자다가 일어난 까망이도 힘이 넘치는지 농장을 활개 치고 돌아다녔다.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짙은 어둠의 체리를 수확했습니다.]
···
..
.
세준도 농장을 돌아다니며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들을 수확했다.
"나머지는 애들이 알아서 수확하겠지?"
눈에 보이는 푸른색 농작물들을 어느 정도 수확한 세준.
완성됐으려나?
마력의 블루베리를 깔아둔 곳으로 갔다.
블루베리들은 세준의 예상대로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해 색이 진해지고 이름이 변해있었다.
[블루문의 기운을 세 번 흡수한 마력의 블루베리]
세준이 기대한 블루베리도 있었다.
척.
"좋은 옵션 나와라."
세준이 가장 진한 푸른빛 블루베리를 집어 옵션을 확인했다.
[블루문의 기운을 세 번 흡수한 마력의 블루베리]
검은탑 안에서 자란 블루베리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마력의 블루베리가 블루문의 기운을 세 번 흡수하며 가진 마력이 증가하고 특수한 효과가 3개가 추가됐습니다.
섭취 시 마력이 10 상승합니다.
섭취 시 10분 동안 재능 : 신속한 몸놀림이 개화되고, 모든 스탯이 30 상승하고, 작은 마력 샘의 축복이 내려집니다.
사용 제한 : Lv. 50 이상, 마력 50 이상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50일
등급 : A
재능 : 신속한 몸놀림은 몸의 속도를 30%, 작은 마력 샘의 축복은 마력 회복 속도를 100%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었다.
"오. 나쁘지 않은데?"
옵션을 확인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푸후훗.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은 무려 300개를 수확했다냥!"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그럼 꾸엥이가 이겼다요! 꾸엥이는 400개 수확했다요!]
(뱃뱃. 졌네요. 저는 200갠데···)
그사이 세준의 주변으로 모이는 일행들.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이거로 군고구마 말랭이 만들어줘!]
까망이도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힘의 호박고구마 하나를 물고 고개를 빳빳이 든 채 당당한 걸음으로 나타났다. 흙범벅이 된 채.
"으휴. 이게 뭐야? 청결유지."
세준은 까망이를 스킬로 씻기고
"애들아, 자자."
일행들과 집에 들어가 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