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밀실(密室)
구환이 대답하고 나가자, 장문봉이 명성에게 말했다.
“사공자께선 잠시 본관 옆에 계십시오.”
이는 명성을 보호하며 감시하겠다는 의미였으나, 명성은 이를 알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장문봉을 바라보던 명성이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입을 열었다.
“대인, 제가 셋째 백부께서 아직 살아계신다는 말씀드렸을 때도 대인께선 그리 놀라신 것 같지 않아 보이셨습니다.”
그의 말에 장문봉은 그저 웃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혹, 대인께선 셋째 백부께서 살아계신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 것입니까?”
그의 질문에 장문봉이 함축하여 대답했다.
“살아 있는 사람은 반드시 흔적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그의 대답을 들은 명성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자신의 선택은 그릇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장대인 측은 셋째 백부가 살아 있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백부가 성공했을 가능성 자체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내가 늦지 않게 장대인을 찾아왔길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사공자.”
장문봉이 작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사공자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도의적으론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의 수치를 가려야 한다는 세인들의 신념과는 맞지 않는 선택이었지요. 이 일에 공자가 연루되는 것은 모면했지만, 아마 앞으로 공자가 벼슬길로 나가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짧게 웃은 명성이 대답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대인. 그러나 숙부와 백부님들만이 제 가족이 아니라 저희 모친과 백모님들, 그리고 동생과 사촌 동생도 제 가족입니다. 제가 이 일을 장대인께 고한 것은 첫째는 도의에 따른 것이고, 둘째는 저희 집안의 여자와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이들이 숙부와 백부님들의 야심에 함께 희생되는 순장물이 되어선 아니 된다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목숨만 살릴 수 있다면, 저는 벼슬을 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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