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개관(蓋棺): 관을 닫다
‘이게 무엇이지?’
아관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밖으로부터 희끄무레한 한 줄기 연기가 들어왔다. 연기는 낮에 명미가 뿌려둔 향가루를 따라 관으로 다가와 뭉치더니 곧 인영을 만들어 냈다. 아관은 희미하게 보이는 청회색의 인영의 얼굴을 보곤 순간 아연실색하였다. 그녀가 미처 소리를 지르기도 전 명미가 그녀의 입을 꾹 틀어막았다.
“무서워하지 말아요. 사람을 해치는 악귀가 아니에요.”
‘두, 두려워하는 게 아니야! 문무에 능하고 의술과 모사까지 뛰어난 내가 이딴 귀신을 두려워할 리가 없지 않느냐!’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도 아관은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한줄기씩 향가루를 따라 들어온 희끄무레한 인영들이 관의 네 귀퉁이에 섰다.
크지도 않은 관 네 귀퉁이에 이 혼들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응? 저건 아까 그 만두 조각?’
음양사는 계속해서 관을 돌며 입으로 경을 외고 손에 들린 취혼령(*聚魂鈴: 혼을 부르는 방울)을 흔들어 짤랑짤랑 소리를 냈다.
그리고 취혼령의 소리에 따라 날아드는 영은 점점 늘어나 결국 작디작은 관 안에 혼들이 꽉 들어찼다.
제 팔을 한 손으로 비비는 아관의 등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이리 많은 혼이라니.’
설사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도 무섭기는 매한가지였다.
드디어 동작을 멈춘 음양사가 말했다.
“관을 닫으십시오.”
이대감은 불안감에 명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난리라도 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미가 조용히 부복(俯伏)하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래. 가만히 있거라. 장례만 치르고 나면 이 일도 끝이니까.’
그때였다.
“대감마님, 관이 닫히질 않습니다.”
함께 온 건장한 종의 말에 이대감이 얼른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야?”
“이것 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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