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화. 설붕(雪崩): 눈사태
우르르-.
눈이 무너지는 소리가 무척이나 가깝게 들려오고 있었다. 깊은 곳에 있던 빙판이 부서지는 거대한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을 바라본 명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눈사태가 일어날 거예요. 이정도로 큰 움직임이면 확실해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들의 귀로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
쿠와와와앙-!
산 높은 곳의 눈이 버티지 못하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맑고 깨끗한 눈과 얼음들이 위협적인 기세로 산능선을 타고 내려왔다. 이 장관은 다른 천재지변 못지않았다. 오랜시간 쌓인 눈들은 마치 분노한 백룡처럼 하늘을 가리며 잔인하게 솟구쳤다.
이 와중에도 수투의 부하들은 여전히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명미는 그 모습에 속이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눈사태를 일으킨 그들은 다른 곳에도 눈사태를 만들기 위해 이동했다. 하나 둘씩 벌어진 눈사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점점 큰 규모로 번지고 있었다.
“이쪽으로!”
그나마 딛고 설만한 곳을 찾은 영후가 소리쳤다. 명미, 양공자, 영후 이 세 사람은 더 이상 실력을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최선을 다해 수투의 뒤를 쫓았다.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명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암기(暗器)를 꺼내 든 명미가 수투와 영청공주를 향해 암기를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날아온 암기를 수투가 도를 들어 막았다.
챙! 챙!
이어 영후의 음파공도 수투를 향해 날아가 수투의 속도를 늦췄다. 이 기회를 틈타 양공자의 검이 빛을 번득이며 수투에게로 달려들었다. 수투는 양공자의 공격을 긴 도를 꺼내 막았다.
그러나 영청공주를 호위하던 수투가 세 사람의 공격을 받으며 몸을 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크윽!”
침음성과 함께 수투의 팔에서 피가 솟구쳤다. 검기가 사방에서 번쩍이던 중 툭,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영청공주를 묶고 있던 채찍이 끊어졌다.
“아악!”
영청공주가 대번에 비명을 지르며 수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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