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화. 발현(發現): 이상한 낌새
명미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자 용기를 낸 양공자는 명미의 손을 잡으려 두어 번 손을 뻗었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 양공자의 얼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미치겠네. 동녕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잡던 손인데 왜 이러지? 그땐 치마폭에 빠졌다니 뭐라니 별소릴 다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때 갑자기 명미가 그의 손을 잡았다.
양공자는 깜짝 놀랐지만, 손에서 밀려오는 온기에 이윽고 심장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에 휩싸였다.
‘역시 명현도 나와 가까워지길 바라고 있구나.’
꿈같은 순간도 잠시, 명미가 그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급해…….”
양공자의 작은 목소리에 흥분과 긴장이 서렸다. 그때, 명미가 여전히 급하게 발걸음을 놀리며 달콤한 분위기를 깨는 대답을 했다.
“작은 백사가 뭘 발견한 것 같아요. 따라오세요.”
“…….”
명미의 대답에 당황한 듯 잠시 말이 없던 양공자가 물었다.
“날 데려가서 뭘 보여주려고?”
“따라오시면 알아요.”
숲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마치 방향을 잃은 듯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보다 못한 양공자가 물었다.
“이렇게 돌아다니다 길 잃어버리는 거 아냐?”
그러자 명미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공자님이 계시잖아요.”
명미의 대답에 양공자는 입가가 절로 씰룩이는 것을 느꼈다.
‘내가 단단히 미쳤지. 겨우 저 말 한마디에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다니.’
“길 아시겠어요?”
“당연하지!”
명미의 물음에 양공자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난 사람 보는 눈썰미만 있는 게 아니라, 지형도 잘 외워.”
대답하던 양공자는 명미가 사람의 얼굴만 못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길도 잘 못 찾는다는 생각을 하며, 하늘이 자신에게 내린 특별한 과목불망(*過目不忘: 한 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의 능력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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