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화. 성재(聖載): 황제의 결정
이윽고 법회가 시작되었다. 황라갓이 있는 곳에서 누군가가 밖으로 나서자, 많은 관원과 훈귀가의 사람들이 고두(叩頭)로 예를 올리며 크게 만세를 외쳤다.
명미는 그제야 문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거리가 멀어 문제의 이목구비를 자세하게 볼 순 없었지만, 문제는 다정한 인상의 중년인으로 보였다. 그러나 멀리서도 문제의 기운만은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문제를 둘러싼 기운은 거세게 출렁이며,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주변에 흩뿌려진 기를 모두 끌어당기는 듯했다.
‘이것이 하늘이 내린 황제로구나.’
명미는 감개가 무량했다. 그녀가 살았던 전 시대에서도 스승님을 따라 몰래 말제(末帝)를 본 일이 있었다. 말제를 보고 돌아오던 날 밤의 기억이 생생했다.
그날 밤 스승님은 홀로 서성이며 쉬이 잠에 들지 못하셨다. 그녀가 스승님께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물었을 때 스승님은 곧 큰 사람이 스러지며 제국이 붕괴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당시 그녀는 겨우 열 살이 조금 넘었을 때였다. 북제의 멸망이 몇 년 남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말제를 둘러싼 기운은 이미 너무도 약해져 있었다. 말제가 십여 년을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끝에 다다른 것이었다.
음악이 울리자 법의를 입은 현도관의 도사 한 명이 나타나 무대에 올라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명미가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차를 따르던 시녀가 슬쩍 그녀의 옷깃을 건드렸다. 명미가 고개를 돌리자 시녀가 미미하게 몸을 틀며 뒤쪽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 잠시 뒷간에 다녀올게요.”
명미는 기 부인에게 말을 하곤 다복이를 데리고 뒤쪽으로 물러섰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역시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던 기유가 따라나섰다.
“나도 같이 가!”
기 부인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뒷간에 함께 간다니? 기유가 정신이 나간 겐가?”
동씨가 웃음을 지었다.
“둘 사이가 좋은 것이지요.”
기 부인이 안심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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