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래요(來了): 현술사가 있다
둘이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안개가 걷혔다. 명미는 여러 명의 흑의인이 호위하듯 법단을 둘러싼 것을 보았다.
“죽여요!”
명미가 손을 뻗으며 외치자, 바로 아관이 칼을 뽑으며 흑의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들이 갑자기 나타날 줄 몰랐던 흑의인들은 당황해서 멈칫했다. 그 중 정신을 차린 흑의인 하나가 기적을 불려고 손을 가져갔다. 그것을 본 아관이 바로 수전(袖箭)을 쏘아 상대를 쓰러뜨렸다. 곧 나머지 흑의인들과 아관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아관은 일대 다수로 싸우고 있음에도 전혀 열세로 밀리지 않았다. 확실히 그녀의 무공은 대단했다. 아관의 확실한 보호를 받으며 명미는 나름 여유롭게 법단 앞으로 걸어가 진법의 구성을 살폈다. 그러고는 슬며시 웃음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남암파(南岩派)였구나.”
잠시 진법을 살핀 명미는 법단의 몇 가지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그러자 곧 하늘빛이 밝아졌다.
그때 마지막 흑의인을 죽인 아관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가왔다.
“어때요?”
“됐어요.”
말을 하며 돌아서던 명미는 곧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손이…….”
아관은 그제야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곤 붕대를 꺼내 명미의 도움을 받아 상처를 싸맸다.
“저들의 무공 수준이 낮지 않아서…….”
말을 하던 아관은 갑자기 단검을 들었다.
“누구야!”
그러자 안개 속에서 여자 한 명이 걸어 나왔다.
여자는 삼십 대로 보였는데, 통이 큰 도복을 입고 손에는 불진(*佛塵: 중이나 도사가 번뇌 따위를 물리치는 표지로 쓰는 총채)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온화한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자비(慈悲), 자비(慈悲).”
자비를 읊조리며 걸어오는 그녀의 발걸음은 아주 안정적이었다. 두 사람 앞에 다 와서야 걸음을 멈춘 그녀가 인사를 하곤 명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직 어린 친우께서 역시 듣던 대로 아주 훌륭하십니다. 이 짧은 시간에 진안을 꿰뚫어 보다니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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