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불배(不配): 어울리지 않는 사람
명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다시 사 개월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자신을 흠씬 두들겨 패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 명가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바로 사 개월 전 자신의 잘못된 생각 하나에서 출발했다.
명현이 놀라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삼백모님이 자진했고, 이제는 집안이 가산몰수와 멸문지화의 위기에 처했다.
사건이 하나씩 터질 때마다 심각해졌고 이제는 돌이킬 방법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성아, 대체 왜 그런 것이냐?”
아버지의 물음에 명성이 작고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기 때문이에요.”
그의 시선이 아버지에게서 어머니에게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빈소의 위에 크게 걸린 명삼부인의 전(奠)에 가 닿았다.
“아버지, 사실 저는 아버지의 속내를 지금 알았던 것이 아닙니다.”
사대감의 얼굴이 굳었다.
“아마 기억하지 못하실 거예요. 제가 아주 어렸을 때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홀로 서재에 들어오셨어요.”
겨우 일곱 살이었다.
삼백부가 돌아가신 바로 그해. 명성은 자주 아버지의 서재에 가서 놀았고 그날도 역시 서재에서 놀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 들어와 크게 울음을 터트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울며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고 연신 미안하다 외쳤다. 그리고 명성은 그날 들었던 이름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아유(阿瑜).
그때 명성은 잘 알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마도 여자라고 생각했다. 명성은 그 이후로 가족에게 일어났던 많은 불화의 원인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냉담한 이유라던지, 어머니의 슬픔과 원망이라던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
십 년. 꼬박 십 년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기도 하였거니와, 아버지의 감정에 관해 뭐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도성에서 돌아온 사 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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