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궁에서 온 손님
욱근은 현비의 소생이며, 현비는 계숭역의 친고모였다.
오늘이 계숭역의 혼례식이라면, 욱근은 안국공부에 있어야 했다.
‘분명히 전생에서는 그랬었는데…….’
전생과 현생의 사건이 틀어질 때마다 강서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환생 이후 많은 일이 바뀌었지만, 모두 그녀의 의도대로였다. 그녀가 나서지 않는 이상 모든 일은 전생의 궤적 그대로 일어났다.
‘무엇이 욱근의 행적을 변하게 했지?’
강서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군중 속에서 욱근이 강서의 시선을 느끼자 눈을 접어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강서가 얼른 창문의 가리개를 내렸다.
대나무가 수놓인 가리개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소녀의 흔들리는 마음 같았다.
욱근은 강서의 매몰찬 반응에 살짝 당황하다가 아쉬운 기색을 흘렸다. 그리고 곧 구름 떼 같은 군중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강서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며 다시 가리개를 걷었다.
창문 밖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가 보였지만, 찾는 이의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강서가 다시 가리개를 내리며 창가에 기대었다.
“사매, 방금 개 때문에 놀란 거야?”
강소가 강서의 표정이 살짝 굳은 것을 보고 걱정스런 어조로 강서의 어깨를 감쌌다.
장흥후부를 다녀온 것뿐인데, 두 자매는 어느새 둘도 없이 가까워져 있었다.
“아니에요.”
강서가 옅게 미소 지었다.
이우는 원래 장난을 좋아하니, 신랑을 놀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장흥후부 화원에 묻힌 시체가 길거리를 배회하는 것만 아니라면 뭐든 괜찮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강서는 갑자기 욱근이 불쌍해졌다.
그는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이런 추잡한 일들을 많이 겪지 않았겠는가?
* * *
한편, 강서의 동정을 산 남자는 작자 골목의 대추나무집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아무도 없는 정원에 대고 말했다.
“이우, 어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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