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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화. 태자 책봉



548화. 태자 책봉

그 시각, 황후는 포도를 먹고 있었다.

산지에서 갓 따온 싱그러운 포도를 시원한 우물물에 담가놓으면, 당도가 올라가고 차가워져서 입맛 없는 더운 여름철에 제격이었다.

경명제가 안으로 들어가 보니, 궁녀 하나가 빠른 손놀림으로 포도 껍질을 벗기고 있었고, 수정으로 만든 쟁반 위에는 보라색 포도알들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그 옆으로 다른 궁녀가 황후의 입에 포도를 한 알씩 넣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경명제의 낯빛은 포도보다도 더 어두운 보라색으로 변해버렸다.

자신과의 냉전으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으며 힘겨워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어찌 저리 천하태평이란 말인가?

크흠!

경명제가 일부터 큰 소리로 헛기침을 했다.

황후가 옆으로 고개를 돌려 경명제를 발견하고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가를 닦았다.

“황상, 어찌 알리시지도 않고 이리 오셨습니까?”

경명제의 표정이 밉게 구겨졌다.

‘알리고 왔으면, 이렇게 마음 편히 포도나 먹고 있는 모습을 보았겠는가? 정말 짜증나는군!’

경명제는 황후 곁으로 다가가 앉아, 수정 쟁반 위에 있는 이쑤시개로 포도알을 콕 집어 입 안에 넣었다.

황후는 궁인들을 향해 나가보라는 손짓을 한 후, 함께 자리에 앉았다.

“참으로 달지 않습니까?”

경명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달콤한 맛이었다. 속이 쓸 때 먹으니,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많이 드십시오.”

황후가 미소 지으며 경명제 앞으로 쟁반을 밀어주었다.

경명제가 문득 정신을 차리며, 이쑤시개를 내려놨다.

‘내가 포도나 먹으로 온 줄 아는가? 오늘 황후와 결판을 내러 온 것이라고!’

‘아니, 결판을 낸다기 보다는…… 어쨌든 나는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황후란 사람은 어찌 이렇게 마음 편히 있느냔 말이야!’

‘부부라면,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는 것이 마땅하거늘! 황후라는 사람이 부부의 도리도 모르는가?’

경명제가 또 무의식적으로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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