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화. 양지로 올라온 피해자
상왕의 질문에 욱근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하고말고. 흉수를 잡아야 또 다시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당초 네 형수의 큰언니도 마차 사고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는데, 스스로 관아에 신고하여 사건을 해결하였지. 사내대장부로서 여인들보다 못해서 쓰겠는가?”
욱근에게 정곡을 찔린 상왕이 아드득 소리가 나도록 어금니를 물었다.
“연왕부의 사람들이야 본래 명성에 관심이 없으니, 그럴 수 있었다 쳐도, 저는 명성을 매우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흉수는 제 손으로 찾아낼 것이니, 신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반대하는 것이 혹여…… 숨기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그러는 것인가?”
욱근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참아드리는 것도 여기까지 입니다!”
그때, 즐겁게 상황을 관망하던 촉왕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할 요량으로 끼어들었다.
“팔제, 내가 생각해도 칠제의 말이 일리가 있네. 사건의 진상이 체면보다야 중요하지 않겠는가?”
노왕 역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나는 다 모르겠고, 이런 구역질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 억울해서라도 끝장을 봐야겠네. 팔제가 신고하지 않겠다면, 곧장 아바마마께 말씀드릴 것이네.”
‘발끈하는 반응을 보니, 우물 안의 시신은 팔제 저 놈이 죽인 게 분명하군. 얼굴 반반한 시녀를 데리고 놀다가 심기를 건드렸다고 죽여 버린 것이겠지?’
‘나와 동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 발 밑으로 떨어지겠군?’
이런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노왕은 자신을 우물 아래로 떨어지게 만든 개에 대한 증오심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이우는 사람들의 이목에서 완전히 벗어나 무료하게 꼬리만 흔들고 있었다.
욱근과 촉왕은 무서운 기세로 신고하자고 덤벼들고, 노왕은 심지어 부황에게 알리겠다고 협박을 해대니, 상왕은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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