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화. 탈출
“설묘족장께서는 이제 만족하시오?”
오묘족장이 담담한 투로 물었다.
그 물음에 설묘족장이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과연 성녀의 능력은 명불허전이십니다. 감축드립니다, 족장.”
설묘족장이 잔을 높게 들며 조금 전까지의 도발적인 기색을 완전히 숨겼다.
도발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오묘족의 성녀가 어고술에 통달하였으니, 족장의 천수가 다 하더라도 당분간 오묘족의 지위가 흔들릴 일은 없었다. 따라서, 설묘족은 얌전히 오묘족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정세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자에게 도발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 아니겠는가?
“감축드립니다!”
사람들이 뒤따라 잔을 치켜들며 입을 모았다.
오묘족장은 후련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진중함을 유지했다.
“아상의 나이가 열여덟에 가까우니, 그리 빠른 것이라 할 수도 없소.”
“족장께 비할 수는 없으나, 성녀께서도 충분히 출중하십니다……!”
사람들이 서둘러 대답했다.
타부족인들의 격찬에 오묘족장은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성녀의 어고술을 만인에게 선보였으니, 다른 부족들이 감히 오묘의 자리를 넘보지는 못할 것이다.
내막을 모르는 보통 장로들과 다르게, 화 장로의 심정은 꽤나 복잡했다.
주나라의 도성에서 급히 데려온 가짜 성녀가 어찌 진짜 성녀보다 더 진짜 같다는 말인가?
화 장로는 마치 꿈속에 떨어져 있는 듯했다.
그녀는 이 좋은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야 할까봐 두려운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뒤이어 노천 연회가 열렸고, 내막을 알고 있는 오묘족장과 화 장로는 이 하루가 일 년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강서를 붙잡고 어찌된 일인지 따져 묻고 싶었으나, 그 일은 연회가 끝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부족인들은 모닥불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흥에 겨워하고 있었고, 두 사람은 눈 앞에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술이 놓여 있어도 전혀 즐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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