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화. 기꺼이 바칠 목숨
“칠제, 이우가 대체 뭐라고 하는 것인가?”
태자가 욱근의 표정이 심각하게 바뀌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졌다.
욱근의 얼굴은 이미 창백하게 질려있었고, 새카만 눈썹은 잘게 떨리고 있었다.
“이우는…… 조만간 이곳에 지진이 일어날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진’이란 두 글자에 사람들의 신색이 요란스럽게 일렁였다.
“왕야, 설마 농을 하시는 것입니까?”
조 시랑이 입을 열었다.
“이런 일로 어찌 농을 하겠소?”
욱근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했다.
“하, 하오나…….”
조 시랑이 죽은 척을 하고 누워있는 이우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우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이우의 말만 믿고 지진이 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처사가 아닌지 사료됩니다.”
“이우는 평범한 개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소? 이우에게는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소.”
욱근이 조금 전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신기하다고만 생각했으나, 이번엔 아니었다. 당황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가, 뒤이어 의구심이 따라왔다. 그리고 종국에는 터무니없는 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야, 한낱 개가 어찌 지진을 예지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정5품의 장군개라 할지라도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사료(史料)에는 대재난이 닥치기 전, 닭이 울고 개가 짖으며 벌레들이 기어 나와 대이동을 한다고 기록되어있지 않소. 이는 인간보다 짐승이 훨씬 더 민감하게 위험을 감지한다는 뜻이 아니겠소? 이우는 그중에서도 특히 능력이 출중한 것이고. 그런데도 지진을 예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오?”
욱근의 한 마디에 조 시랑을 비롯한 관리들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짐승 중에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칭찬을 들은 이우는 커다란 꼬리를 허공에 저으며 의기양양한 자태를 뽐냈다.
욱근이 태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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