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개 어르신
태자는 이우의 흉흉한 눈빛에 슬슬 뒷걸음질 치면서 거리를 벌렸다.
“사람을 무는 미친개를 데려온 것 아니냐? 어서 왕부로 돌려보내 거라!”
으르르, 왕왕!
이우가 위협하듯 앞발을 번쩍 들어올렸다.
태자가 질겁을 하며 소리쳤다.
“으아악! 이 미친개를 어서 쫓아 내거라!”
뒷발로 서있는 이우는 웬만한 성인 남자보다 덩치가 커서 욱근과 눈높이가 비슷해졌다.
욱근이 이우의 뒤통수를 전보다 수월하게 쓰다듬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무릇 개라면 사람을 물어야하지요. 그게 아니라면, 어디에 쓰겠습니까?”
“저것이 사람을 물든 안 물든, 당장 쫓아내란 말이다!”
욱근이 얼굴색을 싹 바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 이쪽은 저와 동행한, 개 어르신입니다.”
“개 어르신?”
태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욱근이 이우의 목에 달린 동패를 가리켰다.
“아바마마께서 직접 하사하신 것입니다. 이우는 당당한 정5품 소천 장군입니다. 만약 못 믿으시겠다면,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욱근이 소개를 마치자 이우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두 발로 터벅터벅 태자를 향해 걸어갔다.
태자는 두려움이 깃든 눈으로 다가오는 이우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 보니, 동패를 보여주려고 두발로 일어난 것이로구나! 주인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아는 개이니 주인의 명령이 있기 전에는 사람을 물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한 태자는 갑자기 이우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흥미가 돋았다.
“재미있구나. 칠제의 휘하에 품계를 받은 장군개가 있을 줄은 몰랐구나.”
태자가 아래턱을 슬슬 문지르며 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대신들이 눈짓을 주고받았다.
수년 전, 황상께서 개 한 마리에게 연왕을 구한 공을 높이 사서 소천 장군이라는 봉호를 내린 일이 생각이 난 것이다.
이 일로 조정에서는 크고 작은 논란이 오고갔지만, 연왕이 도성으로 돌아오지 않아 차츰 관심이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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