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화. 병문안
한편, 영양 장공주는 전혀 반성하는 기색 없이, 중추절을 맞이하고 있었다.
가족이 한데 모이는 명절이건만, 그녀는 공주부에 혼자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명월이와 함께 있었을 텐데…….’
상 한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눈앞에 두고도 영양 장공주는 젓가락조차 건들이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늦게까지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에 들지 못하던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잠시 꿈을 꾸었다. 꿈에서 명월은 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복수를 외치고 있었다.
현실처럼 생생한 감각에 영양 장공주는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정말 명월이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 건가? 그래, 명월이는 아직 어린 규수일 뿐이잖아. 아무리 권법을 배웠어도 혼자 있으면 위험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어차피 돌아와도 죽을 목숨, 조용히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평안하길 바랐건만, 변고가 생겼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영양 장공주는 기묘한 확신에 사로잡혀 홀린 듯 침상에서 내려와 방문으로 걸어갔다.
방문 앞에 다다르자 그녀가 걸음을 멈췄다.
최서를 찾아가 명월이에게 변고가 있다고 말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최서는 분명 자업자득이라고 할 것이다.
‘그 사내의 마음에 부인과 자식이 최우선이었던 적이 있던가. 오로지 먼저 간 그년밖에 모르지!’
영양은 들끓는 분노와 명월에 대한 걱정으로 밤을 꼬박 지새웠다. 그리고 동이 트자마자, 분으로 눈가의 음영을 가리고 곧장 태후에게로 향했다.
“태후께서 몸이 편찮으시다?”
궁녀에게 가로막힌 영양 장공주가 억지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태후마마께 몸조리 잘하셔야 한다고 전해주거라. 다른 날 다시 찾아올 테니.”
퇴짜를 맞은 영양 장공주는 공주부로 돌아오자마자, 방안의 물건을 죄다 부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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