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우연한 만남
수려한 얼굴에 고매한 자태, 연청색 두루마기에 백옥색 끈으로 허리를 잘록하게 감싼 소년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멋이 흘러 넘쳤다. 사람 보는 눈이 유달리 뛰어난 여주인이 아니라면, 소년의 옷차림을 한 사람이 실은 여인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여주인은 애석하면서도 화가 났다.
남장을 한 여인의 모습이 놀잇배에 오는 웬만한 멀쑥한 공자들보다도 훨씬 멋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사내가 아니라는 것에 아쉽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허나, 애석한 것은 애석한 것이고, 볼일이 끝났음에도 돌아가지 않고 돌연 일패기생과 차를 마시겠다고 버티고 서니, 여주인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사내도 아니면서 여인을 품겠다고 드니 말이다.
여주인이 눈꼬리를 축 늘어트리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를 어쩌죠. 오늘 마침 우리 앵앵(鶯鶯)이는 귀빈이 예약을 해두셨거든요.”
말을 마친 여주인이 태연한 모습으로 귀밑머리를 정리했다.
금수하를 누비는 호화 놀잇배들에 비하면 연춘반은 한참 볼품이 없거니와 기생들의 미색 역시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연춘반을 찾는 유객들의 대부분은 신분이 높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헌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평소 같지 않은 일이 연속되었다.
남장을 한 소녀가 은표 다발을 내놓은 것도 그렇고……. 소녀가 오기 전, 귀품이 넘치는 공자 한 명이 찾아와 일패기생 앵앵을 지목하여 부른 일도 있었다. 그 공자는 얼굴도 준수한데다가 씀씀이도 호탕하여, 그간 연춘반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이유로 콧대가 높았던 앵앵이 그 손님의 소식에는 버선발로 나와서 맞이할 정도였다.
여주인은 사실 맨 처음 강서가 여인인 것을 눈치 챘을 때, 그녀가 잡으러 온 남편이 이 준수한 공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강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여주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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