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드리지 않았을 리가요
바쁜 와중에 잠시 쉬러 나온 화옥은 물을 마셨다.
그때, 여관 하나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밖에서 작게 그녀를 불렀다.
“사저! 대사저!”
작은 누각을 지켜보라 남겨둔 사제인 것을 확인한 화옥이 다가갔다.
“무슨 일이야? 일이라도 생겼어?”
여관이 화옥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
“세 명이에요. 운도 좋습니다.”
화옥이 입술을 비틀었다.
“어떤 사람들이야?”
“유씨 가문의 공자 두 사람과 형부, 태평사의 루 대인이에요.”
“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랐지만, 기분이 좋아진 화옥이 되물었다.
“유씨 가문의 공자? 전에 혼약이 있었던 그 공자?”
여관이 눈썹마저 아래로 쑥 내리며 대답했다.
“네, 바로 그 집안의 둘째 공자예요. 그리고 유씨 집안의 대공자 역시 함께 있고요.”
흥미진진하다는 듯 화옥이 말했다.
“인연은 인연인가보네! 전 약혼자에 전 큰아주버님까지 있으니 고르기도 어렵겠어!”
여관이 그녀를 따라 웃음을 지었다.
화옥이 다시 물었다.
“지금 그대로 남아있는 거야? 안 떠났어?”
“네, 지금 차를 마시고 있어요.”
화옥의 눈에 경멸의 빛이 번쩍이고 지나갔다.
“시녀도 없이 사내 셋과 함께 차를 마시다니, 아주 마음이 달았네.”
그 누각은 귀한 분들의 휴게용으로 준비된 장소였다.
화옥이 지온을 그곳으로 데려가 홀로 남겨둔 것도, 지씨 가문의 큰아가씨인 지온이 기회를 잡는지 아닌지 확인을 해보기 위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이 기다렸다는 듯 기회를 덥석 붙잡지 않는가!
‘하긴, 혼약도 억지로 파기했을 텐데, 지씨 가문의 큰아가씨가 조방궁에 틀어박혀 수행이나 하고 싶었겠어?’
화옥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던 그 사매가 조방궁에 모습을 보였던 그날, 그녀가 당장 돈 많고 부귀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 내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스승님의 상을 치르기 위해 궁관으로 돌아와 수행한다고 한 것도, 혼인할 다른 방법을 찾으려는 것일 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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