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신봉의 수양
“주지! 어쩐 일이십니까?”
청옥은 궁전의 잡무를 처리하고 밥을 먹으러 가려던 차에 능양진인이 들어오고 싶은데 못 들어오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청옥이 묻자, 그녀에게 들킨 능양진인은 바로 근엄한 척을 했다.
“청옥이구나! 바쁜가?”
“아닙니다. 잡일이 조금 있었습니다.”
대답한 청옥이 물었다.
“주지께서는 대사저를 찾으러 오셨습니까?”
“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 자네들도 좀 보고……그래, 사질도 있으면 겸사겸사 보면 좋고 말이지.”
능양진인은 고인(高人)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안에서 지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능양 사숙이십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있어 직접 마중을 못 나가니 용서해주십시오.”
‘이 아가씨야! 누가 감히 너더러 친히 마중을 나오라고 하겠느냐!’
능양진인은 웃음을 짜내기 바빴다.
“사질, 무슨 그런 말을 하고 그러는가? 내가 그냥 가면 되지, 내가 가면 되네.”
청옥은 방금까지만 해도 허세를 부리던 능양진인이 바로 얼굴에 아첨하는 웃음을 띠며 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능양은 문턱을 넘다가 하마터면 문턱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청옥은 자기 눈이 잘못된 줄 알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옆에 있는 함옥에게 물었다.
“방금 저 사람 주지 맞지? 다른 사람이 사칭하는 거 아니지?”
함옥이 말했다.
“누가 사칭하겠어? 저 면상은 평생 가도 못 잊게 생겼구먼!”
예전에 능양진인에게 얼마나 처참하게 괴롭힘을 당했던지! 지금은 다행히 대사저가 있어 능양진인이 저리 돌변해 아첨을 떠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세상사 다 돌고 돈다고 하는 것이지!’
“사저,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밥이나 먹으러 가자. 오후에 할 일이 많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대사저가 분부할 게 있을지도 몰라.”
청옥은 좀 더 주의 깊게 생각해보았다.
“분부가 없더라도 우리가 다른 사람이 못 들어가게 문 앞을 지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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