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잘못했습니다!
장씨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씨 가문에서 은혜를 갚기 위해 지온을 찾아왔다.
공몽 역시 이번 향시에 급제했던 것이다.
기초가 탄탄했던 그는 예상 문제집을 얻은 후 처음부터 끝까지 촘촘하게 풀었다. 그리고 과거장에 도착해 문제를 확인하다가 그는 하마터면 기쁨의 함성을 지를 뻔했다.
공몽은 이미 완성되어있던 문장을 조금 수정하거나 다채롭게 바꾸기만 하여 그대로 써서 제출했다. 그렇게 긴장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운까지 따라준 덕분에 합격까지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화신첨의 주인공이 효험을 보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조방궁은 또 한 번 그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그리고 유모지는 물어볼 것도 없이 합격했다.
본래 그는 학문 수준이 지장이나 다른 누구보다 높기도 했고, 시험 전에 동생이 합격하도록 총력을 다하는 형님도 있었기에, 유모지는 떨어질 걱정조차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유모지는 등수도 꽤 높았다.
만약 내년에 있을 회시마저 합격한다면 유씨 가문의 이름은 또 한 번 그 명성을 떨치게 될 터였다.
* * *
합격방이 붙은 후, 유 대부인이 조방궁을 찾아왔다. 대장공주에게 안부 인사를 여쭌 유 대부인은 지온과 따로 대화를 나누길 원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걷는 두 사람의 코끝으로 계화꽃의 향기가 맴돌았다.
“자네가 혼사를 무르겠다고 했을 때 이유를 무엇으로 들었는지 기억하는가? 자네는 스승님을 위해 복상을 해야 하니, 우리 둘째의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혼약을 물렀네. 이제 곧 일 년이 다 지나가는데, 우리 둘째 역시 누구와도 혼약을 맺지 않았으니, 아무도 피해 보는 이가 없을 것 같구먼.”
빙긋 웃은 유 대부인이 자리에서 멈춰서 지온에게 물었다.
“지난번 혼사를 물린 것은 내 아들을 위해서였네. 이번에도 나는 낯두껍지만, 내 아들을 위해 자네를 만나기로 했네. 지온 소저, 정말 혼인의 연이 다시 이어질 순 없겠는가?”
지온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 대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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