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화. 부족한 몸이 된 여덟째
내실 밖으로 나온 원사가 황제에게 보고를 올렸다.
“폐하, 팔공자님의 열도 내리고 환부에서도 더는 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 목숨은 위험하지 않다고 여겨지옵니다.”
황제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생했네.”
혼절했다 깨어난 강왕비는 원사의 보고에 눈물을 폭포수처럼 쏟기 시작했다. 황제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다독이는 수밖에 없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여덟째의 목숨을 붙들어 두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앞으로…….”
“앞으로가 있겠습니까?”
강왕비가 흐느꼈다.
“저리 불완전한 몸을 가지게 되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뭐라 비웃겠습니까. 도성으로 돌아와 혼처도 알아보려 했었는데 이제 어떤 집안의 규수가 시집을 오려 하겠습니까!”
명망 높은 대갓집 규수는 당연히 이런 신랑감을 원치 않을 터였다. 고관대작의 규수들은 모두 체면이 너무도 중한 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말이 없던 황제가 입을 열었다.
“반드시 고관대작의 규수와 혼인을 할 필요는 없지요. 평범한 가문의 금지옥엽이 오히려 더 따뜻하고 물정에 밝을 것입니다. 그러니 숙모께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짐이 반드시 여덟째를 위해 좋은 여인을 붙여주어 남은 반평생을 챙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안됩니다!”
강왕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여덟째에게 어찌 한미한 집안의 여식을 붙여준단 말입니까! 우리 여덟째는 황족입니다! 천자(天子)의 친아우라고요! 그런 아이에게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집안의 여식을 붙여주면 다른 이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황제이신 폐하께서 혼례를 주선하시면 될 게 아닙니까!”
황제는 내심 혼인할 수만 있어도 감지덕지라 생각했다.
‘그런데 짐더러 고관대작의 여식과의 혼례를 주선하라니……. 그럼 그들이 짐을 원망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고도 내가 어찌 신하들의 충심을 바라겠는가!’
그러나 생각은 그럴지라도 말로는 계속 강왕비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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