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1화. 미련
소혁은 유성처럼 빠르게 큰 걸음으로 막사를 나가, 군영 정중앙에 있는 군고(军鼓) 앞으로 갔다. 그러고는 북채를 들어 조금도 망설임 없이 군고를 쳤다.
쿵! 쿵! 쿵!
천둥 같은 군고 소리가 연속으로 들렸다.
낙월성 군영은 군고 소리가 들리자 금세 웅성거렸다. 군고가 세 번 울리면 모든 장수들이 중앙 막사에 모여 군정에 대해 상의할 게 있다는 뜻이었다.
잠시 후, 군영에 있던 장수들이 전부 급히 중앙 막사로 들어갔다. 또한 뒤이어 두 병사가 왕 교위를 부축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남궁월과 부운안은 여전히 소혁의 막사 안에 남아 있었다.
부운안은 생애 처음으로 군영에 오게 되었다. 오랜 염원이 마침내 실현되니, 감격스럽고 조금 흥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대유의 국경이 이민족의 침략을 받은데다 전쟁이 일어날 위기에 처했으니, 대유에 사는 어느 누구라도 이 사실을 알면 마음이 가벼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운안도 군영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남궁월은 침착하게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마음은 초조했다.
‘남량이라니…….’
지난번 벽소당에 잠입했던 첩자도 남량 사람이었다.
소혁은 남량이 이미 예전부터 남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언젠가 한번은 남량과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고, 그를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남궁월은 남량과의 전쟁이 이렇게나 빨리 다가올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남량이 5만 대군을 보낸 건, 단순히 남강의 반응을 떠보기 위함이 아닐 것이다.
부운안은 근심에 잠긴 남궁월의 모습을 보곤 곁에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아월, 너무 걱정하지 마.”
부운안도 무장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마 매년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좌불안석인 사람들은 무장 가문의 식솔들일 것이다.
한 장군의 공훈 뒤에는 수많은 병사들의 비참한 죽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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