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7화. 예상치 못한 일
“할아버지.”
소혁은 방 노태야를 보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접니다. 전 부왕이 아닙니다!”
소혁은 방 노태야에게 어떠한 맹세도 하지 않았다. 약방을 향한 그의 마음은 하늘에 대고 맹세할 필요도 없는데다, 남들 앞에서 설명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었다.
약방만 그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맞아요, 할아버님.”
남궁월도 얼른 거들어 말했다.
“걱정 마세요. 할아버님의 외손자며느리는 가만히 앉아 손해 보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소혁은 당연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뒤, 남궁월을 향해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제 아월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거든요!”
소혁의 부드러운 눈빛에선 당장이라도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무언가에 푹 빠진 두 눈동자는 밝게 빛나고 있어, 마치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들이 다 소혁의 눈동자에 박힌 것 같았다.
그 순간, 방 노태야는 눈이 부셨다.
두 아이는 하늘에서 함께 서로를 비추며, 남들이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눈부신 광채를 내보이는 해와 달 같았다.
이내 방 노태야가 흐뭇하게 웃었다.
“너희 둘 다 훌륭한 아이들이다.”
‘그래도 하늘께서 날 박대하지는 않으시나 보구나. 이번 생은 여한이 없다.’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소혁을 보자, 남궁월의 하얀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그녀는 부끄러운 나머지 탁자 밑에 있던 손으로 조용히 소혁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그제야 소혁은 정신을 차리고, 오늘 방 노태야에게 말하려고 한 중요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남궁월은 티 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작은 동작은 방 노태야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방 노태야의 입꼬리가 더욱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두 아이가 사이좋게 잘 지내기만 한다면, 모든 게 잘 풀릴 게야.’
흠흠 헛기침을 하며 목청을 가다듬은 소혁이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외할아버지, 오늘은 외할아버지와 장사에 대해 상의해 보고 싶습니다.”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