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채찍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가까워졌다. 그녀들은 유쾌하게 규방 여인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최근 황도에서 어떤 옷들이 유행을 하는지, 자수를 놓을 때는 어떤 색들을 조합하는 게 더 독특하다든지, 수놓는 방법을 다양하게 익혀야 꽃모양이 더 예쁘게 나온다든지 말이다.
남궁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니, 장일희는 눈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예를 들어 분명 단일한 색의 꽃 자수였는데, 남궁월의 훌륭한 솜씨가 더해지면 곧바로 독특하게 변했다.
게다가 장일희는 늘 수를 놓으면 차마 볼 수가 없을 정도로 그 모양새가 별로였는데, 남궁월의 조언을 들으며 해 보니 자수가 아주 생동감 있어 보였다.
남궁월을 보는 장일희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흥미진진해져서 다시 남궁월에게 붙어 꽃모양 자수도안을 그려 달라 부탁했다.
남궁월도 거절하지 않고 연속으로 몇 개의 도안을 그려 주었고, 그걸 본 장일희는 감탄해마지 않았다.
도안들이 완성되자, 두 사람은 또다시 이 도안들은 어떤 색깔로 조합할지, 어떤 방법으로 수를 놓을지 등 한참을 토론하며 헤어지기 아쉬워했다. 서로 헤어지기 전, 장일희는 이 꽃 도안으로 두루주머니에 수를 놓아 남궁월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 * *
말발굽이 다그닥 소리를 내더니, 곧 남궁부의 마차가 은국공부를 떠났다.
남궁월은 창문을 가린 휘장을 살짝 올려 밖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번화한 황도 거리가 보였다. 소상인들이 크게 외치는 소리, 부인들이 물건 값을 흥정하는 소리, 아이들이 놀면서 다함께 떠드는 소리 등이 뒤섞여 아주 시끌벅적했다.
남궁월은 기분이 좋아져 계속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오른쪽 앞에 있는 어느 한곳에 멈췄다. 어떤 장난꾸러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의 땋은 머리를 갑자기 휙 잡아당기고는 생선을 훔친 고양이처럼 재빨리 도망갔다.
여자아이는 아팠는지 당겨진 머리를 매만졌다. 그러고는 화가 나 새빨개진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얼른 그 남자아이를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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