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6화. 울분
잠시 후, 소혁은 방부 안에서 조 도집사를 만나게 되었다.
소혁은 보고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잘됐다고만 말했다.
사실 방승령이 쓰러졌다는 이유만으로 방씨 가문이 삼백 년 넘게 맡아온 광산이나 점포가 단 시간 내에 무너진다는 말은, 방 부인과 방세우처럼 몰상식한 인간들만 믿을 터였다.
솔직히 말해서 현재 수중에 있는 집사들만 잘 관리해 몇 년만 버티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고, 그 정도 기간이라면 방세우도 혼자서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었다.
특히 조 도집사는 오랫동안 방씨 가문에 몸담고 장사를 해 온 사람이었으니, 도집사 하나만 있어도 지금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도집사가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이 기회에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만들어 집사들이 견디지 못하고 소혁에게 수습해 달라고 청하게끔 하기 위함이었다.
“장사는 본 세자도 잘 모르는 분야이니, 도집사 자네가 수고 좀 해줘야겠어.”
소혁은 이렇게 머리를 써야 하는 사무적인 일은 잘 몰랐기에 굳이 골머리를 썩고 싶지 않았다.
현재 소혁의 땅이나 집을 포함한 재산 역시 남궁월이 직접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조 도집사는 오랫동안 방씨 가문에서 장사를 한 사람이라 일처리도 잘 해왔었다. 그래서 소혁도 자신보다는 전문가인 그에게 맡기는 편이 더 좋을 거라 믿었다.
자신을 믿어 주는 소혁의 말에, 조 도집사는 정중히 명을 받드는 것으로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다 조금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 사실 세자께 말씀드릴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요 이틀간 방씨 가문 내의 다른 집안사람들이 암암리에 여기저기 다니며 수소문을 하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됩니다…….”
방씨 가문의 재산은 누가 뭐라 해도 방씨 가문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런데 세자의 성은 ‘소씨’였다.
만약 방씨 가문의 다른 일가친척들이 나서서 이 문제로 논쟁을 벌이게 되면, 세자도 아마 그들에게 좋은 말을 듣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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