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화. 진귀한 소장품 (1)
두 사람은 안뜰에서부터 시작해 벽소당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소혁은 앞으로 걸어가는 동시에 남궁월에게 도면을 보여주며, 벽소당을 설명해줬다.
두 사람이 사는 거처 옆에는 작은 화원이 자리해 있었다. 화원 안에는 화원을 오갈 수 있는 문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왕부의 후원과 연결되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벽소당과 연결되어 있었다.
작은 화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왕부 뒤편에 있는 큰 화원의 반 정도에 가까운 크기였기에 작다고는 할 수 없었다.
화원 안에 굽이져 있는 긴 회랑 주변은 꽃과 나무가 우거진 석가산이 빙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호수도 하나 있었는데, 호수 위에 정자를 세워 여름철이 되면 더위를 피해 바람을 쐬기 좋은 장소가 될 것 같았다.
남궁월은 화원을 관찰하면서 도면을 자세히 살펴봤다.
도면에 따르면 작은 화원 앞쪽에는 작은 화청이 있었다. 그곳으로 손님을 초대해 잔치를 베풀면, 손님들도 연회석에 앉아 화원에 있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다, 연극 무대를 올리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이렇게 남궁월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계획을 세워 보았다.
* * *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두 사람은 어느새 온실 앞에 도착했다.
소혁은 온실을 가리키며 남궁월에게 말했다.
“아월, 이 화원의 동북쪽 끝에는 온실이 하나 있는데, 내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에 온실도 같이 폐쇄되어 버렸어.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아예 온실을 벽소당 옆으로 옮겨서 손을 좀 보고 네 약 창고로 쓰는 게 어떨까 싶어. 네 생각은 어때?”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니, 소혁은 예전부터 진작 이런 계획을 세워 둔 것처럼 보였다.
남궁월은 좋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혁은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위한 일이라면 항상 그녀보다 더 많은 점을 섬세하게 고려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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