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화. 반격 (3)
눈이 내리던 그 시각, 남궁월은 소비를 데리고 작은 서재로 가 장부를 보고 있던 참이었다. 방 안은 무척 조용했고, 그 조용함은 갑자기 소비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이어졌다.
“새언니!”
남궁월이 멍한 눈빛으로 소비를 쳐다봤다. 그러자 소비는 진지한 표정으로 옆에 놓인 시간을 계산하는 루호(漏壺)를 가리키며 말했다.
“반 시진이 지났어요.”
즉, 쉴 시간이 되었다는 뜻이었다.
남궁월은 소비의 그런 모습이 조금 웃기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전에 당당하게 자신을 가르치던 소비의 모습이 떠올랐다.
‘책을 볼 때는 반 시진에 한 번씩 꼭 쉬어 줘야 해요. 안 그러면 눈이 나빠져서 나중에는 책을 볼 수 없을 거예요!’
남궁월은 소비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고 장부를 내려놓고는, 몸을 일으켜 소비의 옆에 있는 권의에 앉았다.
옆에서 시중들고 있던 백합은 속으로 몰래 큰아가씨의 공을 기억했다.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백합은 큰아가씨가 정말로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비는 도도하고 순진하며 세상사에 어두웠고, 판에 박힌 듯 융통성도 없었다.
예를 들면, 소비 혼자 하연원에 있을 때는,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책을 보고, 또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바둑을 두고, 금을 연주해야 한다는 등 매일 시간을 분배해서 계획을 세워 놓고 정확하게 지키곤 했다.
그 모습을 보던 백합은 정말로 놀랍다고 해야 할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존경스럽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
백합은 그때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두 주인에게 따뜻한 차를 내왔다. 그때 조금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창밖에 있는 하늘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는 소비의 모습이 보였다.
남궁월도 눈치챘는지 소비에게 물었다.
“비아 아가씨, 무슨…….”
‘밖에 뭐 이상한 거라도 있는 건가?’
남궁월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비가 눈을 깜빡거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궁월의 말을 끊고 말했다.
“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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