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화. 야심(野心) (2)
반 어멈은 세자비를 따라 왕부로 오자마자 주방의 총 관리인이 되었다. 그녀의 아랫사람은 모두 그녀를 존중해 주었고, 윗사람은 세자비의 유모인 안 유모였다.
그래서 하는 일마다 모두 순조로웠는데, 이렇게 좌절감이 드는 상황에 부닥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세자비는 평소 제비집 요리를 자주 드시지 않았다. 그래서 이틀만 기다리면 제비집이 바로 오니까, 굳이 세자비께 알려서 일을 시끄럽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세자비가 오늘 혈연으로 제비집 요리를 만들어 오라고 분부하신 것이다.
아까 세자비의 사람이 주방에 와 이 일에 대해 물었을 때, 반 어멈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녀도 이 일은 처음부터 잘못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때 장일묘 댁은 반 어멈에게 잘 보이려고, 세자비께는 자신이 대신 설명해 보겠다며, 세자비는 원래도 온화하신 분이니 추궁하지 않으실 거라고 말했었다.
‘어쩐지, 그래서 세자비께서 이렇게 크게 노하신 거로구나!’
반 어멈은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죄를 고해 바쳤다.
“세자비,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소인이 장일묘 댁을 제대로 교육시키겠습니다.”
그 말은 곧,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장일묘 댁라는 뜻이었다.
남궁월의 눈빛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반 어멈, 그러니까 이 일은 전부 다 장일묘 댁이 마음대로 해서 벌어진 것이며, 넌 이 일에 대한 내막을 전혀 모른다는 뜻이냐?”
반 어멈은 깜짝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녀는 임씨의 거처에서 임씨를 섬겼기에, 예전에 남궁부에 있을 때 꽤나 체면이 섰던 사람이었다.
게다가 오늘 일은 별로 큰일도 아니었고, 자신도 잘못을 인정했으니 그냥 넘어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만약 세자비가 장일묘 댁을 불러와 대질을 시킨다면, 반 어멈 자신의 처지는 곤란해지고 말 것이다.
주방 안에서 혈연의 사정에 대해 아는 사람이 꽤 많은데, 나중에 수하들이 어떤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복종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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