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의원을 찾다 (1)
이날 밤,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가 하나 더 있었다.
진남왕부 안, 소방 씨는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넓은 연탑(*軟塌: 중국식 긴 나무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달처럼 맑고 흰 얼굴엔 옅은 근심이 섞여 있었는데, 그러한 근심과 소방 씨의 고운 자태가 곁들여져 보는 이의 마음을 일렁거리게 했다. 곁에 있던 사람이 봐도 그녀의 근심에 자연스레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다.
“세자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느냐?”
소방 씨가 손에 들고 있던 최상급 청화자기(*靑華瓷器: 흰 바탕에 푸른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자기)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투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왕비마마, 걱정 마십시오. 제가 이미 사람을 보내 세자를 찾으라 하였습니다. 아마 곧 소식이 도착할 겁니다.”
그녀를 시중들고 있는 사람은 소방 씨가 친정에서부터 데리고 온 문씨(文氏) 어멈이었다.
“다행이구나.”
소방 씨가 천천히 대답하고, 다시 천천히 말했다.
“어쨌거나 세자는 언니의 혈육이다.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내 죽어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게야. 게다가 그리 되면 내가 무슨 낯으로 왕야를 보겠느냐.”
그렇게 말한 그녀의 얼굴에 깃들어 있던 근심이 더욱 더 커졌다.
이때, 한 검은 인영이 창문을 넘어 들어오자, 소방 씨는 놀란 표정하나 없이 오히려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오늘이 왔구나! 앞으로 이 진남왕부는 다 내 것이야.’
하지만, 흑의를 입은 그는 무릎을 꿇고 그녀의 예상과 다른 사실을 고했다.
“성백이 실패했습니다!”
“뭐라고?”
소방 씨는 하마터면 찻잔을 내던지는 품위 없는 모습을 보일 뻔했다.
‘이런 간단한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하다니!’
“허나 안심하셔도 됩니다. 성백은 이미 죽어 입이 막혔으니,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흑의인이 얼른 뒷말을 이어 붙였다.
“됐다, 잘 알았다.”
소방 씨는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와, 손을 휘휘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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