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배반
“무, 무슨 짓을 한 거냐?”
성백은 두 눈이 빨개질 정도로 화가 치밀었고, 이마엔 시퍼런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었다. 그는 뭍에 나온 물고기처럼 미친 듯이 날뛰었지만, 손과 발이 말을 듣지 않아 꿈쩍도 할 수 없었다.
소혁이 천천히 성백의 앞으로 걸어와 검을 높이 들더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를 찔렀다. 무표정한 얼굴과 얼음같이 차가운 눈이 평소 그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마치 다른 사람과 같았다.
남궁월의 동공이 수축되었다. 마치 이전 생의 그 살신(殺神) 소혁을 본 것만 같았다. 살신은 역시 살신이었다. 그는 하찮은 원한도 반드시 되갚아주는 자였다.
성백의 얼굴엔 놀람과 두려운 빛이 가득했다. 이내 그는 저도 모르게 외쳤다.
“세자! 설마 누구의 지시였는지 알고 싶지 않으신 겁니까!”
소혁의 손에 들린 검이 잠시 멈췄다. 그는 위협적으로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성백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자신이 너무 놀라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절 살려만 주신다면, 누가 세자를 해치라 지시했는지 알려 드릴…….”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날렵한 화살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순식간의 그의 목에 박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성백은 목에서 쿨럭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 그렇게 그는 눈도 감지 못하고 즉사하고 말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의매가 천천히 바닥으로 무너졌다. 그녀는 두려운 눈으로 성백의 시신을 보며, 손으로 자신의 입을 꽉 막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오늘 밤의 일은 그녀의 상상을 훨씬 더 뛰어넘었다.
소혁이 날렵하게 앞으로 뛰어갔지만, 검은 인영은 새카만 어둠속으로 유성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에 소혁이 검을 검집에 넣고 그 뒤를 쫓으려 하자, 남궁월이 그를 막았다.
“쫓지 마세요. 부상을 입으셨잖아요. 잡아봤자 일개 조무래기일 거예요.”
그러다가 그녀는 소혁을 떠보듯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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