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화. 계모 (1)
백모소가 지은 사가 불러온 뜨거운 열기는 추수각뿐만 아니라 귀빈석에서도 느껴졌다. 모두들 백모소가 지은 사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절묘하다고 평했다.
그때, 남색 옷 여종이 다시 추수각 안으로 들어와 두 번째 답안을 제출한 사람의 작품을 낭독했다. 하지만 그 작품은 아무런 동요도 일으키지 못했다.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부운안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아월, 네 사촌동생 말이야, 정말 대단하긴 하다.”
그 말에 남궁월이 옅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내 사촌동생은 항상 대단했거든.”
이때 시간을 계산하는 향은 다 타 버렸고, 시합장에 있던 규수들은 두어 명씩 모여 퇴장했다. 그리고 규수들이 쓴 시사들은 하나하나 심사위원과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백모소가 쓴 절세가작(絶世佳作)에 비해, 다른 규수들이 쓴 시사는 평범하고 무색하게 느껴졌다.
곧이어 경화각 쪽에서 이번에도 결승에 참가할 규수 10명을 뽑았다. 결승전 참가자 명단에 한기하의 이름은 없었지만, 남궁월과 친우들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결승에 참가할 규수로 뽑혀봤자 백모소를 돋보이게 해 주는 배경이 될 뿐이고, 그렇다고 기권하자니 기개가 없어 보일 테니, 차라리 뽑히지 않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제왕비는 겉보기에도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제왕비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바람에, 그녀가 앉아 있던 의자가 뒤에 있던 의자까지 힘껏 치고 말았다.
이내 제왕비가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기하야, 돌아가자꾸나!”
제왕비는 가슴을 활짝 편 당당한 모습으로 앞장서 계단을 내려가며 추수각을 떠났다.
제왕비가 1층으로 내려가자, 2층에 있던 부인과 규수들은 제왕비의 속을 훤히 꿰뚫고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다 몇몇은 참지 못하고 머리를 맞대고 소곤거리기까지 했다.
남궁월과 친우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저 제왕부로 돌아간 제왕비가 한기하를 닦달하지 않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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