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6화. 연극 (2)
같은 시각.
남만 사신단이 황도에 왔다는 소식은 이미 황도 전역으로 퍼져나가, 황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 화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설서(*設書: 창唱과 대사를 사용하여 ‘삼국지연의’ 등의 시대물이나 역사물을 이야기하며 공연하는 것)계는 정보가 제일 빠른 곳이었다. 설서인은 남만왕이 강화를 하려고 황도에 사신단을 파견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술술 말했다.
그 설서인은 남만을 가 본 적도 없고, 남만왕을 만나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남만왕이 어떻게 중신들과 상의했는지, 어떻게 사신단을 뽑아 절색의 미녀들과 함께 황도로 보냈는지 등을 마치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처럼 생동감 있게 묘사하며 들려주었다.
그리고 사신단이 황도성으로 들어오는 대목을 말할 때는 갑자기 이야기를 끊더니, 경당목(*驚堂木: 탁자를 내리칠 때 쓰던 나무 막대기)을 치며 관중들에게 다음 편을 기대하라고 말했다.
“뭐야, 여기서 끝이라고?”
규과자(*葵瓜子: 해바라기 씨)를 까먹고 있던 중년 부인이 아쉬워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렇게 중요한 대목에서 끝내면 어떡해? 이봐, 유삼취(劉三嘴), 적당히 하라고! 돈도 냈잖아.”
유삼취라는 그 설서인은 교묘한 술수를 부리며 팔자수염을 만지면서 말했다.
“히히, 다음 편이 듣고 싶소? 그럼 내일 또 오면 알게 될 것 아니오?”
그 말에 중년 부인이 욕을 하려는데, 옆에 간편한 복장을 한 중년 사내가 참지 못하고 유삼취의 속셈을 까발렸다.
“누님, 저자의 헛소리를 듣지 마십시오. 저게 다 다음 편이 없어서 저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성문을 지키는 형제한테 들었는데, 그 남만 사신단은 어제 막 황도성으로 들어왔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폐하께서는 사신들에게 용안도 보여 주지 않고 계시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청년 하나가 감동해서 말했다.
“제가 봤을 땐, 우리 폐하께서 사신단을 말려 죽이실 작정인 것 같습니다.”
“그야 당연하잖소.”
중년 사내가 맞장구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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