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4화. 뺨을 치다 (3)
소혁과 어림군 사이에 벌어진 소동은 금세 사신단의 주목을 끌었고, 대유 관원들 또한 소혁을 쳐다봤다. 가만히 있던 주흥은 그중에서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아주 익숙해 한 번 더 바라보았다.
“3황자 전하?”
주흥이 낮은 목소리로 그 호칭을 입 밖으로 꺼냈다.
이내 한능부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한마디 하자, 사신단의 행렬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반면 한능부는 두 관원과 내관 한 명을 데리고 소혁 쪽으로 말을 몰고 다가왔다.
곧이어 한능부는 재빨리 말의 속도를 줄이며 소혁과 몇 장(丈)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말을 멈추더니, 소혁에게 다정하게 인사했다.
“아혁, 여기서 만나다니, 이것 참 우연이로군.”
한능부는 소혁을 친근하게 부르며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무척 따사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니, 소혁과 아주 가까운 사이처럼 보였다.
“3황자 전하.”
소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말했다. 심지어 그가 말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한능부에게 예를 표하자, 그 태도에 한능부의 얼굴은 순식간에 경직되었다.
그때, 한능부 뒤에 있던 두 관원이 말에서 내려 소혁에게 예를 표했다.
“세자를 뵙습니다.”
“일어나게.”
소혁이 대충 말했다.
두 관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킨 후, 3황자와 세자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이윽고 한능부가 감정을 추스르며 입을 열었다.
“소 세자, 지금 남만 사신단이 성으로 들어오고 있소. 잠시만 옆으로 비켜 주었다가 다시 황도를 나가주지 않겠소? 사신단의 행렬이 성으로 다 들어오면, 성문 출입도 바로 가능해질 것이오.”
이때, 남만 사신단의 행렬은 이미 절반이나 성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러니 일다경(*약 15분)만 기다려 주면 바로 성을 나갈 수 있었다.
한능부는 자신의 말이 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혁이 배시시 웃으면서 한마디를 했다.
“비킬 수 없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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