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화. 탁고(託孤) (1)
잠시 후, 마차가 다시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 성문을 지나갈 때 백합이 민첩하게 마차로 뛰어 올라왔다. 그녀는 두 눈을 수정처럼 빛내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자비, 성문 입구에서 죽을 나눠주는 사람들은 장부(張府)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남궁월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장씨라는 말이잖아?’
장씨라는 성씨를 떠올리자마자 남궁월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장빈의 ‘장(張)’이 떠올랐다. 백합은 재빨리 남궁월의 예상이 맞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저들은 장면지 대인의 관저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요 이틀간 장 부인께서 백룡사의 고승을 관저에 모셔와 염불의식을 치르고, 죽을 나눠주려고 황도의 동서남북 모든 성문 입구에 천막을 쳤답니다. 그래서 황도의 거지와 백성들이 네 성문 입구에 벌떼처럼 모여들고 있다 했습니다.”
남궁월이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장 부인께서 꽤나 신경 쓰셨구나.”
“원래는 성문을 지키던 수위들이 장부(張府) 사람들을 도와 질서 있게 줄을 서도록 해서, 성문 입구가 막히지는 않았답니다. 그런데 방금 전 성문이 갑자기 붐벼서 막혔던 것은 웬 무리들이 성을 나가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백합은 호기심을 더 자극하려고 거기까지 말했다가 멈춘 후, 잠시 뒤에 바로 이어서 말했다.
“그 무리들은 이 부근에 있는 정양진(正陽鎭)에서 온 사람들인데, 오늘 열린 의술 변증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이랍니다. 그리고 변증회가 이제 막 끝나서 성문이 닫히기 전에 정양진으로 돌아가려고 성문을 지나던 참이었답니다.”
남궁월은 놀라 어리둥절해하며 의혹이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변증회 초대장은 태의원과 황도에 있는 의관 열 몇 군데에만 보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틀 전 임정진이 초대장을 쓸 때 백합도 함께 있어서, 그녀도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방금 사람을 붙들고 알아보고 온 참이었다.
“세자비께서는 모르시겠지만…….”
백합이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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