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화. 진단서 (1)
이렇게 남궁흔과 부운안의 혼사는 누군가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궁월에게는 뜻밖의 기쁨과도 같은 경사였다. 남궁부에서 전해온 기쁜 소식에 남궁월은 참지 못하고 얼른 소혁에게 보낼 서신을 썼다. 이 기쁨을 소혁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부운안의 동복 오라버니 부운학은 남궁월을 형수님이라 불러야 했고, 남궁월은 훗날 부운안을 새언니라 불러야 했으니, 이 복잡하게 얽힌 관계 속 호칭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남궁월은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이런 달콤한 고민도 함께 서신에 적었다.
서신을 백합에게 주고 인편에 부치라고 한 남궁월은 느긋하게 연탑에 앉아 소백이를 쓰다듬으며 의서의 책장을 넘겼다.
남궁월의 손가락이 소백이의 아래턱을 가볍게 긁자, 소백이도 기분이 좋았는지 눈을 게슴츠레 뜨며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때, 창밖에서 독수리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반짝 빛낸 소백이가 ‘야옹!’ 하고 울며 연탑 밑으로 내려가 창문으로 폴짝 뛰어 오르더니, 자신을 도발하는 소회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소회는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랐고, 소백이는 허공에 뛰어들게 되었다. 소백이는 어쩔 수 없이 하늘을 쳐다보며 분하다는 듯 야옹야옹 울었다.
그러다가 소회가 다시 소백이를 향해 하강해서 날개로 툭 치자, 소백이도 금세 기운이 나서 재빨리 휙 피하더니 순식간에 소회의 등위에 올라 자신의 배 밑에 소회를 가두고 짓눌렀다. 그러고는 득의양양하게 ‘야옹! 야옹!’ 하고 울었다.
하지만 소회도 항복하지 않고 머리를 돌려 부리로 소백이를 쪼려고 했다.
두 녀석들은 순식간에 한데 뒤엉켜서 시끄럽게 굴었다.
남궁월은 아예 손에 들고 있던 의서를 내려놓고 창가에 몸을 기댄 후, 즐겁게 놀고 있는 두 녀석들을 보고 방긋 웃었다. 아까보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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